"한류"(韓流)는 올해 우리 문화계가 일궈낸 최대의 결실이다. 그것은 해방이래 줄곳 문화수입국이던 한국이 문화수출국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줬다. "한국 대중문화붐"을 뜻하는 한류라는 말은 지난해 2월 댄스그룹 H.O.T의 베이징 공연때 중국 언론들이 처음 쓰면서 생겨났다. 이어 올해 들어서 한국의 TV드라마와 가요가 폭발적인 호응을 얻기 시작했고,한류열풍은 곧 베트남 대만 홍콩 일본 등 아시아 각국으로 확산됐다. 안재욱은 내년 방송될 중국 후난TV의 20부작 미니시리즈 "아파트"에 출연하는 대가로 2억6천만원을 받기로 했다. 베트남에선 탤런트 장동건에 이어 김남주가 최고의 스타로 떠오르며 호치민 시내 광고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만에서는 드라마 "가을동화"의 인기에 힘입어 원작소설과 사운드트랙앨범이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한류열풍은 현지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확인됐다. 그러나 문제점도 드러내고 있다. 외국에 내보낼만한 드라마의 절대량이 부족한데도 우선 수출가격부터 올리고 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급조된 일부 가수들의 공연에 대해서는 현지 젊은이들이 외면하는 추세다. 중국언론들사이에선 한류열풍이 가져온 것은 "한국의 문화"가 아니라 힙합바지와 색깔머리 뿐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이제 한류열풍의 과실을 제대로 따먹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은 새해 과제로 넘어가고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