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은행 권총살인강도 사건에 사용된 권총이 경찰관으로부터 빼앗은 것일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경찰이 빼앗겼다 회수하지 못한 권총은 모두 2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이 사건 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15일 0시 10분께 대전시 동구 송촌동 주택가 골목길에서 순찰중이던 노 모(33) 경사가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한 뒤 실탄 4발과 공포탄 1발이 장전된 3.8구경 권총 1정을 도난당했다. 이 사건의 범인들이 타고 다녔던 승용차는 현장에서 500여m 떨어진 곳에서 4시간여만에 발견됐으나 전날 오후 9시 30분께 서구 월평동 모 아파트 앞 길에서 도난당한 차량으로 확인됐다. 당시 경찰은 3개 형사반을 동원, 수사를 벌였으나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한 채최근 수사반을 1개 반으로 축소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3월 1일 오후 10시 50분께도 대구시 동구 신암3동 주택가 골목길에서 최 모(34) 경장이 성폭행 용의자와 격투를 벌이다 3.8구경 권총(실탄 4발장전)을 빼앗겼으나 아직까지 회수되지 않고 있으며 용의자로 공개수배까지 된 차모(46)씨의 행방 역시 오리무중이다. 이와 관련, 현재 3.8구경 권총을 사용하고 있는 군이나 실탄사격장에서는 최근 권총을 분실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이번 사건에 사용된 권총의 출처가 경찰일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만일 범인들이 이들 경찰관 권총 탈취사건과 동일범으로 밝혀질 경우 경찰은 권총을 빼앗긴 책임에 이어 범행 도구까지 제공한 셈이 돼 그 파장은 엄청나게 커질전망이며 범인들이 실탄을 최소한 1발 더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돼 추가범행 우려마저 낳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번 사건 현장과 숨진 김 모(45) 과장의 몸에서 수거한 실탄3발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제조업체 확인을 의뢰했다. 한편 이번 사건 범인들은 21일 오전 10시께 대전시 서구 둔산동 K은행 둔산지점지하 주차장에서 현금을 수송하던 김 과장에게 실탄 2발을 쏴 살해한 뒤 현금 3억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대전=연합뉴스) 정윤덕기자 cob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