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마트의 서성덕 사장(56)과 서원유통의 이원길 사장(62). 부산에서 향토기업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지역유통업체의 쌍두마차다. 롯데와 현대,까르푸 등 대형 유통업체 진출로 태화와 세원백화점,미화당과 화인유통 등 지역 유통업체들이 모두 쓰러졌으나 이들만은 독특한 노하우로 회사를 키우고 있다. 아람마트는 현실에 대한 발빠른 대응으로 초창기 위기를 극복했다. 지난 94년 4월 문을 연 아람마트는 8개월동안 적자였다. 서 사장은 서울과 일본을 수십차례 다니면서 유통구조를 조사,할인점으로 탈바꿈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같은해 12월 지역에선 처음으로 할인점을 개장한데 이어 기존 2백40평 규모의 슈퍼체인도 3천평 규모의 할인점으로 확장,고객의 입맛에 부응했다. 효율적인 매대 운영도 여기에 일조했다. 잘 팔리는 상품을 내세우는 대신 외면당하는 상품은 즉시 '퇴출'시켰다. 1주일에 한번씩 거래처와 상품상담시간을 가지고 적정재고를 유지했다. 투명경영도 아람마트가 내세우는 강점. 창사이래 현재까지 회사 임직원의 친·인척이 관련된 업체에서조차 납품을 받지않고 있다. 대신에 회사는 포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목표를 달성하면 1인당 10만원,점포당 1백만원씩을 제공한다. 이렇게 지급되는 상금만 월 3천만원에서 8천만원에 이른다. 아람마트의 매출은 지난 97년 1천5백2억원에서 지난해 3천7백41억4천만원으로 급증했다. 내년에도 최소한 30% 이상 늘릴 각오다. 서원유통의 성공은 틈새시장 공략에 있다. 5년전부터 부산에서 경쟁력을 갖춘 점포는 그대로 놓아둔채 대형업체가 없는 김해와 밀양,창원 삼천포 거제 등에 단계적으로 출점했다. 이렇게해서 만든 곳이 부산 19곳과 경·남북 19곳 등 모두 38곳의 직영점과 1천1백개의 가맹점. 5백∼6백평 규모의 매장은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다른 비결은 경쟁력있는 상품 판매.지역에선 유일하게 정육가공센터를 직접 운영,전문바이어가 사온 품질이 우수한 육고기를 임가공한 뒤 값싸게 판다. 아채와 과일 생선 등도 전문바이어를 통해 취급상품의 60%를 전국에서 골라온다. 지난 97년 매출이 3천15억원이었던 서원유통은 지난해 5천3백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6천3백억원에 이어 내년에는 부산과 거제도에 1천평 이상의 점포를 개장,7천5백억원을 올릴 계획이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