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문명은 다양한 문화와 지식의 토대 위에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사회의 변화에 따라 지식과 문화가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에 귀속되는 현상도 나타나고있다. 다음의 제시문을 참조하여 이 문제가 오늘의 현실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구체적 사례를 들어 논술하시오. (1,800자 내외로 쓰시오.) (가) 우리는 과거에 있어서 일본인에게 비합법적으로 약탈되었던 조선의 서적과 미술공예품 전부의 반환을 희망하고 여기에 제 1차로 서적의 반환을 요구하는 바이다. 최근 칠팔십 년 간을 제외하고는 유사이래 일본이 문화적으로 또는 경제적으로우리 조선의 혜택을 입어온 것은 다 같이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그 은혜를 도리어 침략과 강탈로써 갚아왔으니 이것은 매우 유감된 일이라 할 것이다. 과거 일본의 조선에 대한 침략은 큰 것만도 두 번 있었다. 하나는 1592년으로부터 1598년에 이르는 임진왜란이었고 또 하나는 1910년으로부터 1945년에 이르는 소위 한일합병에 의한 일본 총독정치가 그것이다. 그러나 지금 일본의 제국주의적 침략은 완전히 소멸하고 말았다. 우리는 새로운 자유와 독립을 맞이하였다. 우리는 이제부터 일본인에게 파괴되었던 우리의 문화를 다시 건설하기로 하였다. 1592년 4월에 일본의 정치와 군사권을 장악한 풍신수길(豊臣秀吉 : 도요토미 히데요시)은 돌연히 19만 대병을 동원하여 조선을 침략하였으니 이것은 아무런 이유도없는 강도행위이었다. 조선은 명나라와 협력하여 전후 7년간 일본군을 격퇴하기에노력하였다. 다행히 수길(秀吉)은 병사하고 말았으므로 일본군은 조선으로부터 전부철퇴하고 말았으나 이 정당방위전(正當防衛戰)에 있어서 조선이 받은 타격은 실로막대한 바 있었으며 조선의 문화시설은 도처에서 파괴되었으니 허다한 조선 사람들이 포로가 되어 일본으로 잡혀갔다. 포로가 된 조선사람들 가운데는 학자와 기술가(技術家)도 많았다. 수많은 서적과 활자와 미술품도 약탈되었다. 이 일본의 강도적침략이 끝난 뒤 일본의 정권을 대표한 덕천가강(德川家康 :도쿠가와 이에야쓰)은 조선과의 화평을 희망하고 대부분의 포로를 돌려보내게 되었으나 일본인이 약탈하여간 물품과 서적은 하나도 내놓지 않았던 것이다. (……) 우리는 이러한 내력을 가진 서적을 일본인의 손으로부터 찾아올 권리를 주장하는 바이다. 그것은 잃어버렸던 우리의 문화를 도로 찾음으로써 새로운 우리의 문화를 건설하여 세계문화에 공헌하지 않으면 안 될 의무를 느끼는 까닭이다. 지금이야말로 과거 일본제국주의에 의하여 파괴되었던 우리의 모든 문화를 재건할 시기다.우리는 일본인에게 약탈되었던 모든 문화 유산을 도로 찾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李仁榮, [日本人이 掠奪한 書籍의 返還을 要求한다], 1945년 11월 20일】 (나) 유전자는 생명공학 세기의 '녹색 황금'이다. 산업시대에 정치.경제 세력들이 화석 연료와 값 나가는 금속을 손에 넣고 통제하여 세계 시장을 좌우할 수 있었던 것처럼, 이제는 지구의 유전자 자원을 통제하는 정치.경제 세력이 미래의 세계 경제에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수년 뒤에는 줄어들고 있는 지구의 유전자 풀(gene pool)이 금전적으로 더욱 가치 있는 자원이 될 것이다. 이미 다국적기업과 정부들이 새로운 '녹색 황금'을 찾아내려고 모든 대륙을 뒤지고 있다. 이들은 장래에 시장성이 있을지도 모르는 희소한 유전 형질을 가진 미생물, 식물, 동물,그리고 인간을 찾아내려고 한다. 생명공학 기업들은 일단 바람직한 형질을 가진 유전자를 찾아내어 이들을 변형시킨 다음 새로운 '발명'을 특허 받아 보호하려 한다.생물 특허는 생명공학 세기를 움직이는 두 번째 요소이다. 북반구의 첨단 기술 국가와 남반구의 가난한 저개발 국가 사이에 지구의 유전자보고(寶庫)에 대한 소유권을 둘러싸고 역사적인 배분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즉 유전자 자원을 지배하기 위한 분쟁이 10년 이상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회의에서 중요한 정치적 의제로 다루어져 왔다. 어떤 제3세계 지도자들은 다국적 기업들과 북반구 국가들이 생물이 풍부한 남반구 열대 지역에서 발견되는 생물 공유지를 빼앗으려한다고 주장한다. 중동 지역의 석유가 그들의 국가 유산인 것처럼 남반구 국가들은유전자 자원이 자기 국가 유산의 일부이므로 유전자 자원을 이용하는 데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국적 기업들과 북반구 국가들은, 유전자는 정교한 유전자 삽입 기술을 이용하여 조작 및 재조합될 때에만 그 시장 가치가 증대되는 것이므로 자기들이 유전자를 채취한 국가들에 보상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 특허 대상을 생물 공유지에까지 확대한 새로운 행정 지침을 발표한 지 1년 뒤,미국 특허청은 포유동물에 대하여 최초의 특허를 부여하였다. 이 동물은 암에 쉽게걸리는 인체 유전美?갖도록 조작된 쥐였다. 소위 '발암 유전자 쥐'라고 불리는 그쥐는 하버드 대학의 생물학자인 필립 레더가 '발명'한 것이었다. 이 특허를 사용할법적 권리를 가지고 있는 듀퐁사는 그 쥐를 암을 연구하기 위한 '연구 모델'로 판매하고 있다. 이후 다른 몇몇 유전공학적 처리가 된 동물들에 대한 특허도 승인되었다.그리고 유전자 조작된 돼지, 소, 양 등을 포함한 거의 200여 종 이상의 동물들이 미국에서 특허를 받기 위해 출원 중에 있다. 최근 유명한 복제 양 돌리를 만들어 낸 스코틀랜드의 연구팀은 모든 복제 포유동물에 대한 배타적 소유권을 청구하는 특허를 출원하였다. 그 특허 출원은 복제 인간도 포함하여 청구하고 있다. 복제 인간의 법적 지위에 관하여는 아직 공식적으로결정된 바가 없다. 그러므로 노예화를 금하는 현행 법률 규정 때문에 특허의 대상이될 수 없는 인간과는 달리 복제 인간은 특허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 유전자 풀을 배타적으로 점유하여 상품화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은 남반구에 있는수많은 나라들과 비정부기구들(NGOs)의 강한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 이들은 생명공학 혁명의 결과로 얻어지는 과실(果實)을 공평하게 분배해 줄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녹색 황금'을 조작하는 데 필요한 기술 전문가들은 북반구에 있는 과학실험실과 기업 회의실에 있는 반면, 새로운 혁명에 연료를 공급하는 데 필수적인 유전자 자원은 대부분 남쪽 열대 지방 생태계에 있다. 지구의 유전자 공유지를 통제하려는 북쪽의 다국적 기업들과 남쪽 나라들 사이의 다툼은 생명공학의 세기에서 중요한 정치, 경제적 분쟁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제레미 리프킨, {바이오테크 시대}】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