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인식보안업체인 패스21(대표 김석구)은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진 회사로 통한다. 이 회사는 설립된지 3년밖에 되지 않은 벤처기업에 불과하다. 그런데 H은행 금융보안 프로젝트를 수주해 최근 공급을 마쳤다. 또 올 하반기에는 생체인식시스템용 칩을 만드는 미국 베리디컴을 인수했고 사우디아라비아 회사로부터 총 1억달러 상당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그동안 경쟁사 관계자들은 패스21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회사"라고 말하곤 했다. "도대체 일부 경제신문이 패스21을 터무니없이 크게 보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경위를 아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다. "정치인들이 뒤를 봐주고 있는 회사"라는 얘기도 끊임없이 나돌았고 "윤태식이란 사람 말은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다. 업계에선 특히 A경제 B경제 등 일부 경제신문이 패스21과 관련돼 있다는 소문이 끊이질 않았다. 패스21과 관련된 기사를 두 신문에서 유독 크게 취급했기 때문이다. 윤태식씨는 실제 두 회사의 고위층을 잘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씨는 구속되기 직전 이같은 주변의 비판적 시각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부인하며 "두 신문은 우리 기술을 높이 평가해 크게 쓰고 있다"고 해명했다. 윤씨는 패스21 기술에 대해 "획기적이며 우리가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문의 형상 뿐만 아니라 땀샘의 변화까지 분석해 본인 여부를 인증하는 점이 특징"이라며 "단지 지문 형상만 인식하는 경쟁사들의 기술로는 1백% 해킹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패스21과 함께 사업을 하고 있는 한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어떻게 보면 기술을 갖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도무지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