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에 응시한 지방의 한 소녀가장이 면접시험 전날 밤늦게까지 일하고 새벽에 상경하느라 지각, 결국 시험을 보지 못하는 처지에 놓여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0일 이화여대에 따르면 전북 모여고 3학년 김모(19)양은 전날 오후 11시까지 전주의 한 식당에서 일하다 이날 오전 9시로 예정된 이대 면접에 응시하기 위해 오전 5시30분 서울행 고속버스를 탔지만, 버스가 연착한데다 서울 지리까지 몰라 헤매는 바람에 30분 늦게 시험장에 도착했다. 김양은 대학측에 사정을 이야기하며 "면접을 보게해달라"고 매달렸지만 학교측은 '입시관리 규정'을 들어 김양의 입실을 막아 면접이 무산됐다. 대학측은 "소녀가장 특별전형은 면접 비중이 40%나 되고 김양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면접을 마친 일부 학생들이 밖으로 나온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99년 추석때 사고로 부모를 모두 잃고 심장병 환자인 할머니(64)와 고 1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 김양은 생계비 마련을 위해 식당에서 일해왔고, 이미 서울의 한 대학에 합격했으나 소녀가장에 학비 면제혜택을 주는 이대에 응시하려고 등록을 포기했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