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들이 대거 수익사업에 나섰다. 벤처 자회사를 차리는가 하면 병원내 점포를 직영 또는 임대해 '부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의약품을 직접 생산,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의약분업 이후 진료비 상승으로 환자 수가 줄어들자 '보유 자원'을 최대한 활용, 수입원을 다변화하겠다는 의도다. ◇ 사업 다각화로 간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6월 이지호스피탈 버추얼엠디 이지케어텍 등 3개 벤처기업을 정식 출범시켰다. 이지호스피탈은 의료기관에 의료용품을 공급하는 업체로 내년부터 서울대 충남대 전남대병원 등에 2천5백억원 어치의 물량을 제공할 계획이다. 버추얼엠디의 경우 의사들이 의무적으로 평점을 받아야 하는 연수교육을 내년부터 사이버공간에서 실시한다는 계획 아래 의사교육 콘텐츠를 제작중이다. 또 이지케어텍은 서울대병원이 구축한 병원경영정보시스템(MIS)을 각 병원의 규모에 맞게 최적화해주고 일정액의 관리유지비를 받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미 평택 박애병원 등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내년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포천중문의대 차병원은 올들어 인터넷 육아포털사이트인 차케어스(www.chacares.com.대표 정형민)를 개설하고 '예스마미'란 프랜차이즈 상호로 3개의 육아전문용품점을 열었다. 현재 서울 강남 차병원과 강동구청옆, 잠실 롯데월드에서 성업중이다. 특히 4백여평 규모의 전문매장인 롯데월드점은 유아들에게 친근한 인테리어로 꾸며 인기가 높다. 이들 3개 매장은 올해 총 4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병원은 또 한의학 및 대체의학과 관련된 건강보조식품을 개발하는 알바이오메드도 출범시켰다. 비만치료와 산후보양에 좋은 2종의 제품을 내년에 출시, 사업 초기연도에 2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 새 수익원, 병원내 상가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에는 버거킹과 파파이스가 입점해 있다. 이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는 매달 1천5백만원과 1천만원의 임대료를 병원측에 내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병상 1개에서 기대할 수 있는 연간 평균 순수익이 1백50만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프랜차이즈 2개 점포는 2백개 병상을 유지하는 것과 비슷한 수익을 가져다 주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울산대 서울중앙병원은 동관 지하 1층에 임대를 놓았던 식당과 스낵코너 등을 지난 6월 직영으로 바꿨다. 이들 식당가는 매달 6천만원의 임대수익을 병원측에 가져다 줬으나 직영으로 전환한 후에는 수익이 30% 이상 증가했다. 이 병원은 또 최근 파파이스 프랜차이즈 운영권도 따냈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기존의 장례식장 운영과 주차요금 징수 등을 통한 병원 수익사업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바이오 벤처, 병원내 상가 재구축, 건강식품 개발 등과 같은 새 수익원 찾기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