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한국으로 온 탈북자가 지난 12일 호주 이민국에 난민자격 심사를 신청한 사실이 15일 뒤늦게 밝혀졌다. 호주 '시드니 한국신문'에 따르면 지난 97년 8월 22일 한국으로 입국한 탈북자A(28)씨가 지난 9월 홍콩.캐나다 등을 거쳐 호주로 간 뒤 지난 12일 시드니에 있는호주 이민국에 난민자격 심사를 신청했다. 국내로 들어온 탈북자가 해외로 나가 제3국에 난민자격 심사를 신청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A씨는 15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에 있을 때 사회안전부(현 인민보안성)에서 근무했는데 삼촌이 술자리에서 북한 지도층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가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가는 바람에 함북 온성에서 탄광 인부로 있다 94년 5월 탈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탈북후 중국 베이징(北京)에 있을 때 다른 탈북자들과 함께 반북 유인물을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 앞에 뿌리는 등 반북 활동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A씨는 호주에 난민자격 심사를 신청한 이유에 대해 "한국 입국후 그동안 6차례나 여권 발급을 신청했는데 계속 실패하다가 지난 9월에 1년 기한의 여권을 처음 받았다"며 "내가 다시 북한으로 넘어갈 것도 아닌데 여권도 잘 내주지 않는 등 자유롭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 입국후 정보기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구타와 고문을 받았다"며"나는 한국이 싫은 게 아니라 그동안 나를 핍박한 정보기관 사람들이 싫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난민자격 심사 신청 사실은 이미 알고 있으며 현재관계당국과 함께 상세한 경위를 파악중"이라며 "금명간 주시드니 총영사관을 통해 A씨 및 호주 정부와 접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호주 정부의 엄격한 난민정책으로 미뤄 A씨에게 난민자격이 부여될지는 단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권경복 이충원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