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보신탕 논란과 관련,국내 식문화연구가들은 한 나라의 음식문화를 맹공하기에 앞서 상대방의 문화를 수용하는 자세부터 갖춰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종과 식문화의 다양성에 따른 상대가치를 존중하지 않고서 어떻게 동물인 개의 권리를 논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주장한 것과 달리 프랑스에서도 20세기 초반까지 개고기를 먹었다는 기록이 많이 있다. 1870년대까지만 해도 프랑스의 뒷골목에는 개와 고양이,쥐를 파는 정육점이 존재할 정도로 프랑스인의 식성은 특이했다. 주강현 민족문화유산연구소장(문화재 전문위원)은 14일 "구한말 프랑스 동방선교회에 파견나와 조선천주교회사까지 저술한 달래 주교는 조선에 와서 개고기를 즐겨 먹었다"며 "개고기를 먹는 식습관은 예전의 서양에서도 종교적 윤리적으로 하등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 소장은 또 "중앙아시아나 중국 광동성 등에 사는 사람들도 개고기를 즐기고 있다"며 "바르도가 우리의 보신탕문화를 비판하는 것은 우리나라를 얕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백인 가운데 인종차별적인 극우주의자,쇠고기 양고기를 수출하는 외국 축산이익단체,애완견협회 등이 이같은 논란을 주기적으로 일으키고 있다"며 "이같은 책동에 놀아나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홈쇼핑업체인 농수산TV의 이길재 회장은 최근 바르도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이슬람 교도 때문에 프랑스가 인구 과잉에 시달린다고 주장했다가 2만프랑(약 3백2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당신 같은 인종차별주의자가 동물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