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2002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의 가장 큰 특징은 전반적인 하향안전지원 추세이다. 이로 인해 중위권 대학의 경쟁률이 치솟은 반면 상위권 대학의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낮았다. 특히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사범계(0.81대 1)와 간호대(0.49대 1)의 경우 이례적으로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또 정원을 군별로 나눠 뽑는 분할모집 대학에 수험생들이 몰려 '다'군으로 분할모집하는 한양대와 한국외국어대의 일부 학과는 최고 62대 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 상위권 대학 =서울대의 경우 2.59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내 지난해의 3.34대 1보다 크게 낮아졌다. 특히 공대 공학계열(1.39대 1), 자연대(2.08대 1), 농생대 자연계(1.11대 1) 등 자연계의 경쟁률이 많이 내려갔다. 인문대(3.84대 1)와 사회과학대학(3.50대 1) 등은 비교적 높았다. 연세대와 고려대(각 서울 캠퍼스 기준)도 지난해보다 많이 떨어졌다. 연대의 경우 지난해 3.85대 1에서 올해 2.55대 1로, 고대도 지난해 4.75대 1에서 올해 연대와 같은 2.55대 1로 낮아졌다. ◇ 치솟은 중위권대학 경쟁률 =수능 점수가 크게 내려가고 총점석차가 공개되지 않은 때문인지 하향지원 도미노 현상이 벌어졌다. 특히 일부 대학.학과의 경우 오후 5시 마감시간이 임박하면서 막판 '소나기 지원'이 들어오기도 했다. △단국대 6.60대 1 △동덕여대 5.92대 1 △덕성여대 5.18대 1 △광운대 9.32대 1 △건국대 6.02대 1 △아주대 7.99대 1 △국민대 7.2대 1△숭실대 7.55대 1 등으로 나타났다. ◇ 분할모집 대학 인기 =한 대학 내에서 두개 군 이상으로 분할모집한 대학에 안전지원하려는 수험생들이 대거 몰렸다. 이는 '가' '나'군에 지원한 수험생들이 탈락할 가능성에 대비해 '다'군에도 눈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다'군은 논술이나 면접을 안보는 경우가 많은 것도 수험생들이 선호한 이유중의 하나다. 3개 군으로 분할모집한 한양대의 경우 '다'군의 사회과학부와 경제학부는 각각 62.3대 1, 61.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한국외대 '다'군의 중국어과는 최근의 중국열풍까지 가세, 39.4대 1을 보였다. ◇ 인기학과 여전히 선호 =의대 예체능계 등 인기대학·학과의 경쟁률도 비교적 높았다. 의대의 경우 서울대 3.96대 1, 연세대 4.43대 1, 고려대 4.21대 1, 성균관대 5.20대 1 등이었다. 동국대(경주캠퍼스) 의예과는 20.2대 1, 한의예과 16.7대 1을 기록했다. 연극영화관련 학과(연기 전공)의 경우 동국대 25.8대 1, 중앙대 23.0대 1, 단국대 21.2대 1 등으로 일찌감치 소신지원자들이 몰렸다. ◇ 막판 눈치작전 치열 =이화여대는 이날 오전까지 영어영문학과 등 대부분 학과가 미달되거나 간신히 정원을 넘긴 상태였다. 그러나 낮은 지원율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지원자가 몰려들어 2.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강대 동국대 한양대 성균관대 중앙대 경희대 등과 연세대 고려대 등 일부 학과에도 오후 3시 이후 지원자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지원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휴대폰으로 검색을 해보는 수험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기도 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