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학년도 주요 대학의 정시모집에서 상당수 수험생들이 합격위주로 하향 안전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대학 정시모집 원서접수 마감 결과 올해 수능 점수가 대폭락한 데다 총점석차가 공개되지 않아 불안감을 느낀 수험생들이 대거 안전지원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중위권 대학이 높은 경쟁률을 보였으며 특히 최근의 사회적 추세를 반영,취업 전망이 밝은 유망학과와 중국어학과에 수험생들이 많이 몰렸다. 주요대 지원 현황=서울대는 전날까지 1.41대 1의 낮은 경쟁률이 보이다 이날 지원자가 잇따르면서 오후 4시 현재 전체 경쟁률이 2대 1을 넘었다. 다단계 전형을 실시하는 서울대의 경우 수능성적을 1단계 전형에서만 반영하는 탓에 지원자들이 초조해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법과대의 경우 전날 1.34대 1로 낮았으나 이날 오후 4시께 2대 1을 넘어섰다. 연세대는 전체 평균이 2.05대 1,고려대는 2.2대 1을 각각 기록했다. 연세대 의예와 치의예과에 지원자가 몰려 각각 4대 1을 넘었다. 고대 법대도 3대 1 이상을 보였고 의예과도 4대 1에 육박했다. 안전지원=이번 정시모집에서는 하향 안전지원 경향이 그 어느 해보다 두드러졌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의 김영일 이사는 "중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최악의 눈치작전이 전개됐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성균관대 동국대 한양대에 지원자가 몰려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3천3백62명을 뽑는 성균관대는 오후 2시쯤에 3대 1에 근접했다. 한양대의 정시 "다"군의 경우 사회과학부(15명)와 경제학부(10명)에 7백16명과 4백77명이 지원했다. 2천4백28명을 선발하는 동국대 서울캠퍼스에는 오후 4시 현재 8천7백여명이 지원,평균 3.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취업 인기학과=경영 경제 등 전통적인 인기학과는 물론 최근 취업유망학과로 떠오른 전자 전기 컴퓨터에 지원이 집중됐다. 한양대 전자 전기 관련학과는 일찌감치 정원을 훨씬 초과했다. 성균관대 정보통신계열(4백10명)도 오전에 이미 2대1에 근접했다. 동국대 영상학부는 정원 15명보다 5배 이상이 많은 수험생이 지원했다. 눈치작전 치열=이화여대는 이날 오전까지 영어영문학과 등 대부분 학과가 미달되거나 1대1의 경쟁률을 간신히 넘겼다. 그러나 낮은 지원율이 인터넷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지원자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서강대 동국대 한양대 성균관대 중앙대 경희대 등과 연세대 고려대 등 일부 학과에도 오후 3시 이후 지원자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지원 창구에는 지원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휴대폰 검색을 해보는 수험생들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김영일 이사는 "일부대의 경우 막판까지 치열한 눈치작전이 전개됐다"며 "다단계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이 많은데다 논술과 면접이 남아 있어 합격 여부를 장담하지 못하는 불안감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