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혐의로 구속돼 집행유예로 출소한 지 2주일밖에 안된 40대 아버지가 부인과 두딸, 아들 등 일가족 4명을 흉기등으로 모두 살해했다. 13일 오전 9시15분께 서울 송파구 잠실동 모 아파트 김모(43.택시기사)씨의 집에서 김씨의 부인 이모(44)씨와 큰 딸(17.여고2년), 작은딸(11.초등5년), 아들(9.초등3년) 등 일가족 4명이 둔기로 맞거나 흉기에 찔려 모두 숨져있는 것을 119구조대와 잠실 3파출소장 정문성 경위 등이 발견했다. 정경위는 "아침에 분당의 한 병원에서 '집주인 김씨가 입원수술을 받기위해 보호자 동의가 필요한데 가족과 연락이 안된다'며 파출소로 전화를 걸어와 가족을 찾아달라고 부탁해왔다"고 말했다. 정경위는 "아무래도 이상해 김씨의 아파트에 직접 갔고 문이 잠겨있어 119구조대에 요청, 베란다 창문을 통해 집안에 들어가보니 김씨의 부인과 두딸, 아들이 각각 작은방과 주방, 큰방 침대에서 머리, 가슴 등에 피를 흘린 채 숨져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의 자녀가 12일 하루 학교에 나오지 않았고 이날 오전 2-3시께 김씨집에서 싸움소리가 났다는 주민 진술 등으로 미뤄 범행은 12일 새벽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당시 집에 없었던 아버지 김씨가 13일 오전 경기도 분당을 돌아다니다 흉기로 팔과 배 등을 그어 자해, 현재 병원에서 치료중이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으며, 병원에서 "내가 가족을 죽였다"는 자백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경찰은 9월에 큰딸 상습 성추행과 가정폭력 혐의로 구속된 김씨가 지난달 30일 집행유예로 풀려난뒤 앙심을 품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치료가 끝나는대로 김씨를 살인혐의로 구속,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키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영은.이상헌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