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부부 나체사진을 게재해 `음란성' 논란을 빚었던 김인규(39ㆍ충남 비인중 미술교사)씨가 서울도심의 갤러리에서 `쌀장사'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김씨는 12일부터 19일까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내의 광화문갤러리에서 열리는 서울민족미술협의회 주최 `바람바람바람'전에 컴퓨터작업 를 출품하는 한편 전시장에서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는 것. 김씨는 매일 오전 8시 장항선 열차로 충남 서천을 출발, 오전 11시 30분 갤러리에 도착한 뒤 쌀포대 외투와 고깔 차림으로 관람자와 행인들에게 봉투쌀 등을 팔면서 농촌현실에 대한 이해를 호소하고 있다. 봉투에는 `고향을 팔아버리면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추억을 간직할 수 있다는 건 행복한 거야' 등의 문구가 적혔다. 그는 오후 7시 40분 열차를 타고 다시 서천의 자택으로 돌아가는 일을 전시기간내내 반복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씨는 "내 퍼포먼스는 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전전할 농민의 미래상을 보여줌으로써 당면한 농촌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한편 쌀문제가 경제적 관점보다 정신적 바탕에서 다시 살펴져야 함을 강조하는 일종의 제사의식"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이농-장사-귀농이라는 하루동안의 퍼포먼스를 통해 농민의 애환을 자신이 직접 체험하고 알리고 있는 셈. 김씨는 "예술과 삶은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게 내 생각"이라면서 "지난번 나체사진 파문도 그 연장선에서 보면 하등의 문제가될 게 없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씨는 나체 사진 게재 후 논란이 확대되면서 지난 9월 20일 충남도교육청으로부터 3개월간의 정직처분을 받았는데, 오는 19일 그 기간이 끝나 교단으로 돌아가게됐다. 그러나 김씨는 자신의 예술적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 교육인적자원부에 재심을 요청해놓은 상태. 재심은 오는 17일 이뤄진다. 그는 당시 논란과 관련, "언론의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보도로 `음란성'이 조장됐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김씨는 지난 7월에 결과가 발표된 제4회 신세계미술제 주제 공모전 심사에서 작품 로 대상을 받은 바 있다. 퍼포먼스의 수익금은 서천군농민회의 활동비로 쓰일 예정. 김씨의 부모도 현재농사를 짓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