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김 피살사건"은폐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외사부(박영렬 부장검사)는 11일 지난 87년 당시 국가안전기획부가 피살된 수지 김의 살해범이 남편 윤태식씨(구속)라는 사실을 알고도 북측의 납치극으로 조작.은폐한 것과 관련,장세동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장을 소환해 사건은폐 지시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안기부 관계자로부터 "수지 김의 사체가 발견된 87년 1월 26일 이전에 이미 윤태식씨로부터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그러나 당시 안기부 간부들이 은폐책임을 인정하지 않아 이날 장씨를 소환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검찰조사에서 "본인의 재임기간 발생한 사건으로 그 원인과 처리과정을 떠나 궁극적인 책임은 내게 있다"며 "유가족이 겪은 그 동안의 고통에 대해 깊이 사과드리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해 사실상 자신의 혐의를 시인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장씨에 대한 조사를 끝으로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한 뒤 오는 14일께 이 전 청장 등을 구속 기소하면서 수사결과를 발표키로 했으며,87년 사건은폐 부분도 발표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