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김 피살사건' 은폐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외사부(박영렬 부장검사)는 지난 87년 이 사건의 왜곡.은폐와 관련, 장세동 당시국가안전기획부장을 11일 소환, 조사키로 했다. 장 전 부장은 이날 오후 2시 변호인과 함께 검찰에 출석, 당시 상황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장 전 부장을 상대로 이 사건의 은폐를 지시했는지 여부 등 사건 은폐경위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해 수지김 사건의 내사중단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된 이무영 전 경찰청장이 작년 2월 김승일 전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국장과의 면담 이전에 사건내용을 사전에 인지한 정황이 포착됨에 따라 이 부분을 집중 조사중이다. 검찰은 또 이 전 청장과 고 엄익준 전 국정원 2차장과의 사전접촉 여부도 캐고 있다. 앞서 검찰은 이 전 청장과 김 전 국장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범인도피 등 혐의로 전날 밤 구속수감했다. 김 전 국장은 지난해 2월15일 이 전 청장을 방문, 사건내용을 설명한 뒤 "사건내용이 공개되면 외교관계와 대북문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내사중단을 요청했고, 이 전 청장은 김 전 국장의 설명을 듣고 내사를 중단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오는 14일께 이 전 청장 등을 구속기소하면서 수사결과를 발표키로 했으며, 87년 사건은폐 부분도 발표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