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전문업체인 S사가 만든 도시락을 사먹은 사람들이 무더기로 설사증세를 보이고 이 가운데 이미 수십명이 법정 전염병인 세균성 이질에 걸린 것으로 판명되면서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 업체가 서울 서대문구, 강남구, 은평구, 종로구 등 9개구의 대학병원과학교, 고궁, 교회, 경찰서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75곳에 수천개의 도시락을 공급한 것으로 드러나 세균성 이질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서울시와 시내 25개 보건소 등으로 세균성 이질 비상대책반을 구성, 문제의 도시락 납품장소에 대한 대대적인 역학조사에 나서는 등 비상방역활동에 들어갔다.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발생한 세균성 이질환자의 감염경로를 조사중인 국립보건원은 S사가 지난달 26일과 이달 5일 사이 이 병원과 영동세브란스병원, 학교,교회, 경찰서, 경복궁, 창덕궁 등 75개 공공장소에 5천687개의 도시락을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9일 밝혔다. 보건원은 또 이 도시락을 사먹은 891명을 대상으로 가검물을 채취, 1차 검사한결과 9일 현재 286명이 설사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 가운데 14명은 세균성 이질환자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보건원은 850개와 490개의 도시락이 각각 납품된 신촌세브란병원과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설사환자가 59명, 76명이 각각 발생했고, 이 중에서 세균성 이질환자는각각 3명, 1명으로 확진됐다고 설명했다. 또 167개의 도시락이 공급된 경복궁 등을 견학왔다가 도시락을 사먹은 강원 춘천시 N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41명이 설사증세를 보여 이 중에서 10명이세균성 이질 양성으로 판명됐다. 이와 함께 240개의 도시락이 납품된 서울 서대문구 S교회에서 결혼식 하객으로참석한 120여명도 설사증세를 보였으나 다행히 세균성 이질환자는 없었다고 보건원은 덧붙였다. 보건원은 문제의 도시락 업체가 서울시내 전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도시락을 납품한 점으로 미뤄 앞으로 세균성 이질환자가 400∼800명 가량 추가 발생할 것으로내다봤다. 특히 고궁을 찾은 서울시내 밖의 지방 초등학생 등이 세균성 이질에 걸린 것으로 드러나 서울뿐 아니라 전국으로 세균성 이질이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보건원 관계자는 말했다. 보건원은 문제의 도시락 업체 직원 1명이 지난달 30일 장염증세로 치료받은 적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 환자로부터 오염된 음식물로 세균성 이질이 전파된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건원은 또 이 업체에서 사용한 지하수가 지난달 중순 대장균 검출 등으로 불합격 판정을 받은 점도 중시, 오염된 물에 의한 전염가능성도 조사중이다. 보건원은 문제의 도시락 업체에서 납품된 도시락을 사먹고 설사증세를 보이는경우 즉각 서울시 각 보건소에 설치된 설사환자신고센터에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