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육종을 앓던 조선족 어린이가 한국에서 수술을 받았으나 치료비 마련에 나섰던 부친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중국 훈춘(琿春)으로 돌아간 후 다시 병세가 악화돼 죽음만을 기다리는 상황이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2월 골육종으로 다리 절단 위기에 있던 중국 지린(吉林)성 훈춘(琿春)시 거주 조선족 초등학생 강설연(10.훈춘제4소학교 3학년)양이 한국원자력병원과 독지가들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은 것은 3월27일. 강양의 다리 수술은 성공적인 듯 했지만 이미 암 세포가 폐로 전이돼 투병생활은 계속됐고, 치료비는 점점 늘어만 갔다. 이 과정에서 딸의 치료비를 마련하려고 공사장 인부로 나섰던 아버지 강용남(52)씨가 지난 9월15일 사고사를 당하는 등 악운까지 겹쳤다. 결국 강양은 지난 11월27일 치료를 중단한 채 아버지 유골을 가슴에 안고 중국으로 돌아갔으며, 현재까지 항암제 투약 등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한 채 훈춘의 집에서 희망을 접어 가고 있다. 지금까지 강양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톈진(天津)의 함께사는모임(회장 이윤낙)을 비롯한 톈진 교민사회와 한국의 독지가, 연합뉴스를 비롯한 국내 신문과 방송, 한국원자력병원 등이 관심을 가지고 후원했었다. 현재 강양의 마지막 희망은 해외에서 임상실험 중인 폐암치료제 이레사를 무상으로 투여 받을 수 있는 국내 환자 70명에 포함되는 길밖에 없다는 것이다.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한국지사의 김재홍 이사는 "이레사 투약 대상 선정은 비소세포 폐암 환자로 수술이 불가능한 3, 4기 환자 중 화학요법을 받은 적이 있고 주요 장기 기능이 정상인 환자로 국한한다"며 "원하는 환자는 각종 서류를 구비해 오는 10일부터 희귀의약품 센터로 신청하면 되지만 공급량 70명분에 비해 약을 투여받기 원하는 환자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강양의 경우는 한국 국적이 아닌데다 다리에서 폐로 암이 전이된 경우여서 이마저 희망을 걸 수 없는 상황. 강양의 어머니 최월순(42)씨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도와줘 그나마 생명을 부지했다"며 "이번에 설연이가 이레사를 투약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톈진 교민사회에 호소하고 있다. 한편 최수영 식품의약품안전청 국장은 "필요한 환자에게 투여될 수 있도록 한국희귀약품센터 내에 국립암센터 이지수 병원장 등 6명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