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하루 종일 컴퓨터와 함께 하는 벤처기업인중 '섹스없는 삶'을 사는 사람이 다른 분야보다 많고 이로 인해 자칫 인간적 감성을 잃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이시형 박사(사회정신건강연구소장)는 지난 4일 저녁 나눔문화연구소에서 열린 나눔포럼에서 '디지털시대와 사회병리현상'에 대한 강연을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이 박사는 "사람들이 이성보다는 원하는 대로 따르고 보여주는 PC에 매달리면서 외톨이가 돼가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며 "특히 벤처업계에는 배우자와 한달 이상 성관계 없이 사는 '섹스리스 커플'이 많다"고 말했다. '외톨이클리닉'을 운영하면서 경험한 사실들을 기초로 강연한 이 박사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경우 벤처기업가들이 일과 컴퓨터에 몰입해 부부간 성관계를 갖지 않아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학교마저 사라지고 있다"며 "이는 학력이 높을수록 심하다"고 덧붙였다. 이 박사는 특히 "극심한 가족이기주의와 비합리적 개인주의로 '더부살이 독신'이 1백만명 가량 된다"며 "현재 중.고교에서 매년 6만명이 자퇴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상당한 사회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