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한국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한 중소 벤처 기업인이 있어 화제다. TV이동영상광고업체인 (주)G.T.S의 장호만 사장(53)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11월 한 달 동안에만 3차례나 캄보디아를 다녀왔다. 빈민 지원과 현지시장 개척을 위한 것이다. 장 사장은 빈민턱극장에 올 초 자본 참여,영화사업에 뛰어들었다. 빈민턱극장은 한국인인 라연걸씨가 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캄보디아 내 하나뿐인 극장이다. 그는 극장 안에 캄보디아 빈민구호소를 설치,신발 옷 등 1만달러어치를 지원했다. 빈민구호사업을 펼치는 협의회 회장은 부인인 전금주씨가 맡고 있다. 장 사장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황가네 호떡기계 3대를 이달중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그는 현지시장도 공략하고 나섰다. 캄보디아 프놈펜 시내 교회건물 신축공사(1천3백만달러 상당)를 수주해 한국업체에 넘겨줬다. 최근엔 이동영상광고 차량 2대를 수출키로 계약을 맺었다. 그는 세계 최고급 품질인 캄보디아산 원목을 가구 등으로 가공,제3국으로 수출하기 위한 1천만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장 사장은 영화사업을 할 때 만난 후배의 소개로 지난 4월 처음으로 캄보디아를 찾았다. 구호사업을 통해 훈센 총리의 정책보좌관을 비롯 문화건설부 고위관계자 등과 인간관계를 다졌다. 캄보디아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캄보디아에서 성공하려면 현지인과 친구가 돼야 합니다" 그는 "잘 산다고 우쭐대거나 독선을 부려선 안된다"고 강조한다. 장 사장의 인생역정은 드라마와도 같다. 1989년 소송사건과 인명사고로 연매출 5백억원대의 건설업체가 부도나면서 그는 하루아침에 빈털터리가 됐다. 신문배달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월 1백50만원 정도를 받으면서 3년여 동안 신문을 돌렸다. "이대로 끝낼 수 없다"며 고안해 낸 게 국내 최초 이동영상광고시스템. '에디슨 장'으로 통해온 발명가로서의 자질을 십분 발휘한 것이다. 그는 지난해 초 대형 멀티비전을 장착한 차량을 몰고 다니면서 직접 제작한 영상광고를 틀어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회사이름을 '길목 TV스크린'의 영어 머리글자에서 따온 G.T.S로 지었다. 길목에서 월 1백만원으로 하루 24시간 광고를 해 주는 이 사업은 히트를 쳤다. 자영업체나 중소기업체로부터 광고주문이 몰려들면서 전국에 지사를 확대해 나갔다. 현재지사는 80여곳. 호주 중국 캄보디아 등에 지사망을 설치할 예정이다. 그는 "지체부자유 노인들을 모시고 살 수 있는 조그만 복지센터를 건립하는 게 꿈"이라며 "모든 것을 사회에 환원하고 사회사업에 열중하겠다"고 밝혔다. 김기영 기자 ka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