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구직자들의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특히 대기업이나 외국계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던 대졸이나 대학원졸 취업희망자들이 갈수록 암울해지는 취업시장으로 인해 학력을 낮추고 하향취업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취업정보사이트 스카우트(www.scout.co.kr)는 구직자로 등록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최근 취업동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수차례 실시한 결과 구직자들의 취업 기대수준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스카우트가 회원들을 대상으로 '대기업, 중소기업 가리지 않고 어디든지 일찍취업하겠느냐'고 질문한 결과 응답자(1천122명)의 50.18%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에 앞서 스카우트가 회원 6천2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자신의 기대연봉이 낮아지느냐'는 설문조사에는 70.06%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또 '취업을 하기 위해 학력을 낮춰 하향지원을 한 경험이 있느냐'는 설문에도응답자(1천152명)의 47.83%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스카우트의 이은창 주임은 "석사나 박사학위를 취득한 구직자의 경우 오히려 높은 학력을 문제삼아 채용을 꺼리기도 한다"며 "이 경우 자신의 학력에 대한 메리트를 전혀 얻지 못하고 취업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카우트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대학원 졸업자는 "논문 잘 쓴다고 반년늦게 졸업한 결과 3개월 이상 백수생활을 했다"며 "외국기업이나 대기업만 노리다가 몇차례면접탈락후 중소기업에 취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의 적성에 맞고 비전이 있는 일자리를 구할 경우 중소기업도 대기업못지 않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중소기업 취업자는 사이트를 통해 "대졸 출신들이 공장관리와 생산라인에서뛰어난 효율을 발휘할 수 있다"며 "중소기업중에도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있는 비전있는 기업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은창 주임은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성취감과 만족감"이라며 "기업의 규모나 명성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나가는 것이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