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이 어려웠던 수능으로 수시모집에 예비합격한 수험생들이 대학별 수능자격 기준에 미치지 못해 무더기로 탈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4일 2002학년도 2학기 수시모집 최종합격자 명단을 발표한 서울시내 각 대학에 따르면 논술과 면접, 학생부 성적 등으로 예비합격을 통보받은 수험생들이 대학별로 10∼40% 가량 불합격처리됐다. 이처럼 합격의 문턱에서 낭패를 보게 된 수험생들은 뒤늦게 정시모집에 도전할수 밖에 없어 정시의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5일 공식적으로 최종합격자를 발표하는 서울대의 경우 2단계 합격자 1천156명중 12.5%인 144명이 수능자격기준등급(2등급, 미대 3등급)을 채우지 못해 최종합격에서 탈락했다. 조기졸업예정자 2단계 합격자 21명 중에는 1명이 탈락했고, 농생대(44명)와 공대(30명) 자연대(15명) 사범대(23명) 등이 탈락자 수가 많았다. 작년 고교장 추천전형에서는 13.9%(936명 중 130명)가 수능자격기준 미달로 탈락됐다. 서울대 관계자는 "성적 외에 특기적성을 중시하는 수시모집의 특성상 수능 미달자가 어느 정도 나오리라고는 짐작했지만 이번 수시에서는 각 일선교사들로부터 실명추천서까지 받은 만큼 탈락자가 이 정도까지 될지는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서강대의 경우 2학기 수시모집 선발인원 482명중 22.19%인 107명이 논술과 학생부성적으로 합격권에 들어놓고서도 수능자격기준등급 미달로 불합격처리됐다. 386명을 뽑는 학교장추천전형의 경우 87명이 최저학력기준인 수능종합등급 2등급을 받지못해 차순위 학생으로 합격자가 대체됐다. 65명을 선발한 가톨릭지도자추천전형의 경우 10명의 예비합격자가 수능종합등급 2등급을 획득하지 못해 탈락했고, 31명을 뽑은 특기자전형에서는 10명이 최저학력기준인 3등급에 걸려 불합격됐다. 성균관대는 최종합격자 960명 중 28.6%인 275명이 수능등급 2등급내에 들지않아 불합격처리했다. 작년 이 대학 2학기 수시모집에서는 단 10여명만이 수능자격기준미달로 불합격됐다. 한국외국어대는 수시모집 담임교사추천 특별전형에서 합격자 350명 중 42.3%인148명을 수능자격기준미달로 불합격시켰고 경희대 서울캠퍼스는 640명 중 11%인 70여명이 같은 이유로 탈락했다. 이화여대 2학기 수시모집에서도 예비합격자 853명중 31.2%인 266명이 역시 수능자격기준에 들지못해 탈락했다. 한 대학입시 관계자는 "2학기 수시모집에 예비합격한 수험생들이 수능준비를 등 한시 해 정시를 노리고 꾸준히 수능준비를 했던 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성적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면서 "불합격처리로 수시모집에서 채우지 못한 정원을 정시에서 어떻게 충원해야 할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송수경 이귀원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