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위암 말기로 사투를 벌이면서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경호업무를 수행하다 지난 1월 숨진 장기택 전 서울 강남경찰서장(왼쪽)의 딸이 사법고시 2차 시험에 합격했다. 장 전 서장의 1남2녀 중 장녀인 주연양은 21일 마지막 관문인 3차 면접을 남겨두고 있다. 1997년 고려대 통계학과에 입학한 주연양은 1학년 2학기부터 사시를 준비하다 본격적인 공부를 위해 2학년을 마치고 99년 연세대 법학과 3학년에 편입,독학으로 지난해 5월 1차 시험에 합격했다. 그러나 아버지가 갑자기 위암 판정을 받으면서 주연양은 병 간호를 위해 2차 시험 준비를 포기하려고 했다. 가족들은 이를 만류했고,특히 암 투병을 시작한 장 전 서장의 "아버지 곁에는 어머니가 있으니 너는 계속 공부하라"는 '유언'과도 같은 당부에 주연양은 휴학계를 내고 신림동 고시원에서 공부에 매달렸다.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사시에 합격하고 싶었지만 결국 지난 1월 타계하고 말았다. 주연양은 슬퍼할 겨를도 없이 마음을 다잡았고 결국 2차 시험에 합격했다. 어머니 김영숙씨(48)는 "검사가 되고 싶었던 아빠의 꿈을 큰딸이 실현했다"며 "남편이 주연이에게 항상 힘을 북돋워줬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주연양은 "앞으로 법조계에 입문하면 마약 분야의 검사가 돼 청소년 마약문제를 다루고 싶다"고 말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