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벼 시가 수매 방침과 개방 농정에 반발,쌀값 보장과 논농업직불제 지원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농민대회가 30일 경북 도내 18개 시.군에서 일제히 열렸다. 사단법인 한국농업경영인 경북도연합회 소속 농민 7천여명은 이날 오전 11시를전후해 경주역광장과 포항종합운동장, 예천군청 등지에서 시.군별로 `쌀포기 정권규탄 및 농협중앙회 개혁을 위한 집회'를 갖고 정부의 쌀농업 정책을 규탄했다. 이들 농민들은 지역별로 정부와 농협중앙회 규탄 연설문을 낭독한 뒤 농협중앙회 해체 선언문을 채택하는가 하면 일부지역에서는 가두 행진도 벌였다. 특히 영덕과 예천, 상주 등지의 농민들은 농협 청사와 시.군청 앞에 벼 수천 가마를 야적하기도 했다. 또 농민들은 농협에 항의하는 뜻으로 일부 시.군 지부의 간판을 철거하려다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고 농협 입간판을 페인트로 지우고 `농민회관'이라고 표기하는 한편 농협 경산시지부에 계란 100여개를 투척한 뒤 현판 철거를 위해 화물차를타고 건물 내로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어 지역별 행사를 마친 농민들 가운데 1천여명은 대구체육관 앞에서 열린 정리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대구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의성지역 농민 350여명이 차량 200여대를 나눠타고 중앙고속도로에진입하려다 이를 막는 경찰과 군위톨게이트 부근에서 한동안 대치하는 등 고속도로와 국도에서 극심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집회에 앞서 농민들은 이의근(李義根) 경북도지사를 방문, ▲논농업직불제 추가지원 대책 마련 ▲농민소득 보장과 농협 손실 보전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 수립 ▲농협 수매 가격 보장 등을 요구했다. 특히 대구 집회에서 농민들은 농협중앙회와 쌀포기 세력 등을 상징하는 허수아비에 대한 화형식도 가졌다. 한편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전경 30개 중대 3천여명을 도내에 배치했다. (대구=연합뉴스) 이덕기기자 duc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