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민간인 출입통제선내 최전방지역의 소유토지를 공개매각 방식으로 처분해 이를 개간한 농민들의 영농의욕이 꺾인 가운데 인근 동송읍 철원평야의 농경지도 매각할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30일 철원군 동송읍 양지리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이 지역을 맡고 있는 군부대측이 농민들이 돌밭을 개간해가며 만든 농경지를 공매하기 위해 토지측량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69-73년 정부의 입주지원정책으로 들어가 폭발물이 널려 있던 황무지를 개간했던 김화읍 생창리와 유곡리 일대 28필지 5만6천여㎡가 이 달초 모두 외지인 1명에게 넘어간데 이어 동송읍 전방지역 주민들이 전쟁으로 황폐해진 땅을 일궈 만든 농경지도 토지 브로커 등 외지인의 손으로 들어갈 공산이 커졌다. 주민 이종찬(67)씨는 "지난 26일 오후 논에 나갔다가 군인들이 토지를 측량하고 있어 물어 보았더니 공개매각 방식으로 팔기 위해 측량하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20년동안 방치됐던 국방부 소유 황무지 4천평을 개간해 겨우 3년밖에 농사를짓지 못했는데 벌써 팔아 버릴 수 있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날 같은 마을 오모(50)씨의 논 4천평도 공매대상으로 내놓기 위해 군부대 관재과에서 토지를 측량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동송읍 일대 주민 20여명은 현재 군부대에서 추진하고 있는 공매대상 토지나 면적, 경작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할 요구하고 황무지를 개간해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이 이를 매입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관계기관에 보낼 계획이다. 한편 최근 공매로 땅을 빼앗기다시피한 김화읍 주민들은 이를 낙찰받은 외지인이 한달새 낙찰가격의 2배가량을 제시하며 되팔려 하고 있지만 수 천만원의 돈을 마련할 수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철원=연합뉴스) 이해용기자 dmz@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