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겨울 진객 천연기념물 제243호 독수리를 비롯한 철새들이 독극물과 먹이 부족으로 수난을 당하고 있다. 28일 오후 민통선인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 대성동마을 인근 지역에서 독수리 3마리가 쓰러진 채 발견돼 이 중 1마리는 죽고 2마리는 서울 용산 한국조류보호협회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27일 오후에도 이날 발견 지점 부근에서 독수리와 기러기 11마리가 쓰러진 채 발견돼 이 중 독수리 5마리와 기러기 4마리는 죽고 독수리 2마리는 한국조류보호협회로 옮겨졌다. 이에 따라 이틀간 민통선 지역에서 죽거나 탈진돼 발견된 철새는 독수리 10마리, 기러기 4마리 등 모두 14마리에 이르고 있다. 현재 조류보호협회에서 후송, 치료 중인 4마리도 회생 여부가 불투명하고 이 일대에 있는 독수리 20여 마리도 먹이 부족으로 초기 탈진 상태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사망 독수리 숫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대성동마을 인근 민통선 일대에는 이달 초부터 독수리 100여마리가 날아와 서식하고 있다. 매년 11월초부터 우리나라 임진강 일대에서 겨울을 난 뒤 이듬해 3월께 다시 시베리아로 이동하는 대표적 철새 대머리독수리는 지난 해 독극물 중독 또는 먹이 부족에 따른 탈진 등으로 20여마리가 죽는 등 최근 5년간 해마다 수난을 당하고 있다. 한편 한국조류보호협회와 파주시는 독수리 등 철새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독극물 중독 등 사고를 막기 위해 먹이주기 행사를 앞당겨 실시하기로 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한국조류보호협회 한갑수 파주시 지회장은 "올해도 독수리 등 철새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며 "수년간 이런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특히 천연기념물인 독수리를 보호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파주=연합뉴스) 김정섭기자 kim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