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재래시장 리모델링 1호 '서울 망우동 우림시장'] 주차장 무료

"요즘 같으면 장사할 맛 납니다. 이렇게 잘 될줄 알았으면 진작 확 바꿀걸 그랬어요"

대형 할인점에 밀려 설자리를 잃어가던 재래시장이 리모델링을 통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서울 중랑구 망우2동 우림시장이 그 주인공.

우림시장은 3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나 최근 2,3년간 주변에 이마트 까르푸 등 대형 할인점이 들어서면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상인들과 구청이 힘을 합쳐 시장을 현대식으로 보수, 손님들의 발길을 다시 돌려 놓은 것.

27일에는 상인 등 1천여명이 모여 '시장 회생'을 자축하는 준공식을 가졌다.


◇ 달라진 우림시장 =대형 할인점에서나 볼 수 있는 쇼핑카트를 50대 비치했다.

전국 재래시장중 처음이다.

또 길이 3백25m의 시장 골목 천장에는 비 가리개가 설치돼 있다.

통로도 한결 넓어졌다.

점포마다 마구 내놓던 좌판을 안쪽으로 정리했고 통로 중앙의 노점 좌판도 일정한 규격으로 만들었다.

딸 아이를 쇼핑카트에 태우고 장을 보던 김정미씨(30.여.중랑구 신내동)는 "쇼핑 카트를 밀고 다니기가 쉽고 비가 와도 우산 쓸 걱정을 안해 좋다"며 만족해했다.

27대 규모의 주차장도 갖췄다.

조만간 천장에는 CCTV가 설치되고 휴게실과 화장실, 상징물도 조성된다.

우림시장상인회 유의준 회장(48)은 "내년에는 택배와 정기 바겐세일도 도입해 경쟁력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활기 찾은 상인들 =우선 손님이 늘었다.

깨끗해진데다 대형 할인점보다 싼 물건값이 부각된 결과다.

망우2동에 사는 신오경씨(40.여)는 "반찬거리는 시장이 할인점보다 더 싸 자주 들른다"고 말했다.

매출은 가게별로 20∼30%씩 올랐다.

15년째 과일을 팔고 있는 노점상 김순임씨(48)는 "비가 와도 장사를 공칠 일이 없기 때문"이라며 함빡 웃었다.

예전에 하루 7∼8개꼴씩 가게 문을 닫던 현상도 사라졌다.

점포권리금도 뛰어 지난해 1천만∼2천만원에서 최근에는 5천만원대로 올랐다.

다른 지역 공무원과 상인들도 재래시장 리모델링의 첫 사례인 이곳에 견학을 올 정도다.

서울시는 현재 '1구 1재래시장 현대화' 사업을 진행중이며 산업자원부는 내년부터 전국 16개 시.도의 32개 재래시장에 1백60억원의 리모델링 자금을 지원한다.


◇ 남는 문제 =노점상의 권리보호가 풀어야 할 숙제다.

보수 과정에서 전체 3백29개 점포.노점 가운데 노점상 89명은 좌판 확보를 위해 1인당 1백56만2천원을 냈다.

그러나 점포와 달리 노점상은 좌판의 매매나 상속이 금지된다.

도로관리상 노점이 갑자기 철거될 수 있으며 3년 후부터는 도로점용료를 내야 한다.

노점을 그만둘 때 처음 낸 돈을 돌려받을지도 미지수다.

상인회 유 회장은 "투자원금은 보상한다는게 원칙이지만 영업기간을 고려해 보상 수준을 차별화하는 방안 등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노점상들은 그러나 "좌판을 얻기 위해 일수돈을 쓴 사람도 많다"며 "원금도 못건지는 것은 억울한 일"이라고 하소연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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