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와 일부 지역 인사들이 펼치는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 보기 운동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시(市)는 지역 교수와 예술인, 인천시의회 의원 등으로 구성된 '고양이를 부탁해 살리기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에 1천만원을 지원, 지난 20일 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무료 특별시사회를 갖도록 했다. 복합상영관 CGV에 영화를 상영해 줄 것을 부탁해 오는 29일부터 재상영될 예정이다. 또 인천시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영화보기 운동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시민모임측은 영화가 인천을 배경으로 했고 작품성이 뛰어나다는 평론가들의 평론 등에 따라 '인천영화'라고 명명하고 영화감상문 시상 및 현수막 걸기, 인터넷게재, 포스터 부착, 전단지 배포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가 폭력이나 성을 소재로 하지 않고 인천을 배경으로 인천여상 졸업생 5명의 사회진출 과정을 그린 서정적 작품이나, 인천의 어두운 부분이 지나치게부각됐고 진행이 다소 느슨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또 인천의 정서나 정체성을 거의 담지 않고 있어 과연 이 영화를 '인천영화'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행정기관 등이 영화보기 운동을 펼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민 방모(30.여)씨는 "'인천영화'라고 해 시사회때 보았으나 별 흥미를 갖지 못했다"고 말했으며, 김모(40)씨는 "인천의 가장 낙후된 지역인 만석고가도로 밑이 주 배경이 돼 전체적으로 어두운 느낌을 받았다"며 "어떻게 인천영화가 됐는지 모르겠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정모(40)씨 역시 "성이나 폭력을 소재로 하지 않은 것은 높이 평가하나 지루했다"면서 "인천을 배경으로 했다는 이유로 행정기관이 나서 상업영화 보기운동을 해야 하는게 옳은지 의문이 간다"고 말했다. 반면 홍모(여.46)씨는 "잠시나마 잊고 살아왔던 부분을 다시 보면서 소외된 사회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면서 "구성도 좋았고 재미있었다"고 평가했다. 시민모임측 인사는 "영화에 대한 평가는 다양할 수 있다"면서 "보기 운동을 통해 지역의 문화예술 부분이 활성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주축이 돼 보기운동을 추진, 재정.행정적지원을 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큰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0월 개봉된 '고양이를 부탁해'(감독 정재은.여)는 인천여상 졸업생 5명이 사회 첫발을 디딛는 과정을 만석고가도로와 선린동 화교촌, 신포동 주변과 월미도, 인천국제공항 등 인천을 대표하는 지역이나 건물 등을 배경으로 그리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김창선기자 chang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