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에서 모든 사람들이 올바로 선택할 수 있도록 교회 입장을 분명히 표명할 것입니다.그러나 정치적 표현이 아니라 신앙적 표현으로 태도를 밝힐 것이며 신앙적·성경적 근거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겠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의 새 회장에 취임한 윤기열 목사(59·부산 남천중앙교회)는 26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각 후보들과 그들의 정견에 대해 기독교 신앙에 근거해 평가하고 입장을 표시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또 이같은 방침이 낙천·낙선운동으로 나타날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교회협은 그런 일을 해왔다"며 현 정권의 개혁성과에 대한 평가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뜻임을 확인했다. "우리는 신자유주의와 무한경쟁 속에서 오직 강자의 논리만이 설득력있게 들리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수평적 정권 교체 이후 많은 변화가 이뤄졌고 평가가 곧 내려질 시점에서 교회협은 우리 사회의 이정표 역할을 겸손히,그러나 담대히 수행할 예정입니다" 윤 회장은 이날 회견에서 한반도와 전세계의 평화 구축과 교단간의 연합 및 교회갱신,문화적·인종적 소외자들과의 연대,민족의 회복과 생명신앙 등을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특히 전쟁으로 인해 지구촌의 평화가 위협받는 현실을 타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편이냐,아니면 적이냐의 선택을 강요받는 현실을 극복하고 새로운 평화의 질서를 구축할 수 있는 길을 찾는데 온 교회의 힘을 모아야 합니다.최근 남북관계 개선이 답보상태에 빠져 있습니다만 남북한 교회 지도자들의 상호 방문과 강단 교류 등 통일운동을 더욱 활성화해야겠지요" 윤 회장은 "지난 세기가 분열과 대립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화해와 일치의 시대"라며 "교단간의 대화는 물론 종교간의 대화가 요구되는 때인 만큼 개신교계의 분열상을 극복하는데 앞장설 것"임을 천명했다. "수많은 교파와 교단의 난립은 우리의 어두운 면입니다.갈라진 교단의 연합과 일치를 위해 보다 겸손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수용할 생각입니다" 윤 회장은 그러나 구체적인 연합·일치방안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다만 최근 12개 개신단이 연합과 일치를 위해 교단장협의회를 구성키로 한 것과 관련,"함께 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남 장성 출신인 윤 회장은 한성신학대를 졸업하고 1977년 기독교대한복음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아 복음교단 총무와 총회장,교회협 인권위원과 인사위원장,실행위원 등을 지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