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길 < 심사위원장 (무협 객원연구원) > 이번 논문콘테스트는 통상전문가 후보생들이라 할 수 있는 국제대학원 학생들의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 통상정책의 문제점과 과제를 점검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논문의 대주제로는 'WTO 뉴라운드 대응전략'과 '21세기 한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전략' 등 두가지를 제시했는데 7개 팀이 FTA 전략을 다루었다. FTA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고조되어 있는 것이다. 나머지 한 팀만이 뉴라운드의 환경관련 의제를 다루었다. 장려상을 받은 경희대팀은 WTO 제(諸)규정과 여러 다자간 환경협약(MEAs)간의 충돌 가능성을 주제로 복잡한 국제협약 상호간의 법률적 관계를 규명하려는 노력으로 전문가적 자세와 성실성을 보여주었다. FTA 관련 논문 한 편은 동북아시아 FTA를 상정하고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사례연구에 입각해 가입 3개국간의 분쟁해결제도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들 두 팀의 경우처럼 국제대학원생들이 국제무역법규 체계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크게 환영할 일이다. FTA 관련 여타 6개의 논문에서는 득실(得失)차원에서 본 몇가지 FTA안들의 타당성 또는 FTA 추진에 대한 국내적 지지기반 구축방안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득실분석의 결과로는 한결같이 한.일 FTA의 실익에 대한 회의가 표시되었다. 우수작으로 뽑힌 서강대팀은 현시비교우위(RCA) 지수를 활용해 FTA 상대국후보들을 한국의 경쟁도와 보완도를 기준으로 비교 평가하였다. 과학적이고 참신한 시도였다. 국내지지 문제를 다룬 논문들은 공통적으로 그 초점을 농민들의 반대에 두고 이들 소수 국민의 반대로 FTA 추진이 안되고 있는 패러독스를 공공선택이론으로 설명하고자 하였다. 최우수작인 이화여대팀은 주요 이익집단별 입장을 설문조사에 입각해 평가하였고,각 그룹의 실제적 영향력을 함께 감안해볼 때 찬반 두 진영간에 불안정한 균형이 성립되고 있다는 주장을 도출했다. 나아가 FTA의 가능성을 평가함에 있어 푸트남 교수의 이론에 입각해 대내외 양면적 협상의 가능성을 평가하고자 했다. 방법론적 참신성이 높이 평가된다.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아쉬운 점은 통상문제에 관해 순수경제학적 통찰력이 약했다는 사실이다. 여러 논문에서 외국의 시장개방이 득(得)으로, 국내시장 개방이 실(失)로 간주되고 있다. 또 대일 무역역조 자체를 문제시하고 나아가 일본의 기술을 협상으로 요구해 이전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처럼 잘못된 재래의 정치논리가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경제분석의 역할은 이들을 극복하는 것이지 추종하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