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용 < 어문팀장 > 예전부터 우리 조상들은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세살 버릇이 여든 간다'라는 속담이 이를 대변한다. 대가족 제도하에서 갖춰야 할 예절이나 습관 등은 어릴때 가르쳐야만 제대로 익힐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들어 이같은 조기교육의 모습이 조금은 변질된 느낌이다. 유아기때 길러져야 하는 기본 생활습관이나 잠재능력보다는 지식위주의 학습이 조기교육의 본질을 대체하고 있는 것 같다. 부모의 지나친 관심과 욕심으로 유아들이 정서적인 장애를 겪기도 한다. 유아의 발달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공되는 지식은 아무리 양질의 것이라 할지라도 아이들에게는 스트레스요, 공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조기교육의 방법은 무엇인가. 첫째 개인의 발달 정도와 특성을 고려하여 차별화된 조기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옆집 아이와 동일하게 실시하는 따라하기식의 교육이 아니라 우리 아이가 관심 있어 하는 것과 잘 하는 것에 집중해 차별화된 교육 환경을 마련해 줘야 한다. 아이마다 성격이 다르듯 발달정도와 능력이 제각각이고 다양하므로 우리 아이만의 특별한 교육과정을 조성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아이의 교육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아무리 재미있고 좋은 내용의 비디오라 할지라도 아이 혼자 우두커니 보게 하는 것보다는 부모와 함께 시청하면서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고 아이의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숫자카드 한글 영어의 낱말카드를 보면서 암기하고 앵무새처럼 따라하는건 무의미하다. 그보다는 연극 꾸며보기, 동화 만들기, 그림 그리기나 만들기 등의 다양한 방법을 경험하게 하면 아이의 사고력이 발달하고 정서도 안정될 수 있다. 부모는 아이를 학원에 보내거나 값비싼 교구재를 사줬다고 해서 본연의 임무를 다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아이의 학습 세계에 함께 동행하는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 셋째 유아의 창의성이 발현되는 교육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 창의성은 요즘 모든 교육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관심을 받고 있는 교육 영역이다. 아이의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부모가 자녀를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는 긍정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 가정에서 경험하는 일상생활 속에서 아이들의 무한한 창의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부모는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어야 한다. 이와 같이 통합적인 교육과 더불어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이뤄진 교육만이 올바른 조기교육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