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창 호남지역의 농민단체가 양곡유통위원회의 건의에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은 17일 양곡유통위의 내년 추곡 수매가 인하건의를 `쌀 농사 포기선언'으로 규정하고 강력투쟁을 선언했다. 광주.전남연맹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올해 쌀 생산비가 작년에 비해 3%가량 인상됐는데도 이같은 영농실정을 고려하기는 커녕 수매가를 오히려 낮추는 것은 농민들에 대한 살인행위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연맹은 또 "양곡유통위의 건의안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하고 "올해 대비최소 6.6% 인상안을 관철시킬 때까지 지속적인 투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광주.전남연맹은 조만간 결정될 전농 전체회의의 쌀값 투쟁전략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지역실정에 맞는 세부 투쟁방안을 마련해 농민들의 요구를 관철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전농 전북도 연맹도 이날 성명을 내고 "양곡유통위의 결정은 농민들의 고통스런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며 "우리 농촌과 쌀 산업을 살릴 수 있는 대책을내놓아야 할 유통위의 반농민적 결정에 경악한다"고 규탄했다. 광주와 전.남북지역 관련 학계도 유통위의 이번 건의안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94년 우루과이 라운드와 이번 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 선언으로 3-4년 이내에 기존 쌀 가격지지 정책의 전면 재고 및 농정 전반에 관한 일대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나 그렇다고 당장 추곡수매가를 인하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시장개방 체제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는 하나 가격부양정책에 익숙해진 농민들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길지는 않으나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농민들의 거부감이나 저항이 적은 부분부터 손질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호남지역 농민단체들은 오는 21일 과천에서 열리는 `쌀포기 정권 규탄 및반농민적 농협중앙회 개혁을 위한 100만 농민 총궐기 대회'에 대거 참석하고 전국농민단체와 연대해 양곡유통위의 건의안 저지투쟁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광주.전주=연합뉴스) 박성우, 홍인철 기자 ich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