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사상 유례없는 가뭄을 겪은데 이어 강수량부족으로 내년봄까지 물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가뭄대책 마련에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미집행된 예비비를 투입해 전국 각지의 저수지 준설작업을 벌이고 다목적댐의 방류량을 줄이도록 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마련에 나섰다. 12일 기상청과 행정자치부 등에 따르면 올들어 최근까지 전국의 연간 강수량은 약 1천45㎜로 평년 강수량(1천244㎜)의 84% 수준에 불과해 가을가뭄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68개 주요 관측지점의 강수량은 서울과 인천, 포항 등 7개 지점에서만 평년수준을 유지했고 나머지 지점에서는 모두 평년 수준에 못미쳤다. 특히 고흥이 올들어 783.2㎜의 강수량을 기록, 평년(1천379.9㎜)의 57%에 그친 것을 비롯해 부여(58%), 원주(62%), 청주(66%), 제천.보은(68%) 등도 강수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국 농업용 저수지의 저수율은 평년의 76%보다 크게 낮은 58% 수준으로 떨어졌고 각 댐의 저수율은 예년의 59.7%에 크게 못미치는 41.1%에 불과한 상황이다. 현재 소양강댐의 저수율은 52.9%로 예년(64.6%)에 비해 11.7%포인트가 낮았고 충주댐은 37%로 예년의 절반수준에 불과했으며 이밖에 대청댐(38%), 섬진강댐(24.6%), 합천댐(40.6%) 등 전국 대부분 댐의 저수율이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특히 11월 이후의 겨울철에는 원래 가뭄이 해갈될 만큼의 많은 비나 눈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봄가뭄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지난 5∼6월 봄가뭄시 미집행된 예비비 91억원과 추가사업비 365억원 등 456억원을 투입해 전국 782개소의 저수지에 대한 준설작업을실시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건설교통부에 보낸 협조 요청을 통해 전국 14개 다목적댐에 대해 방류량을 기본방류량의 절반수준으로 줄이는 '조절방류'를 실시하도록 했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가뭄대책추진을 위해 필요하면 지방비 부담분의 일부를 국고에서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며 "농림부, 건교부, 환경부 등 관계부처가 긴밀히 협조해 내년 봄 가뭄 예방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