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 폐지를 촉구하는 각계의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범종교연합'과 '한국 사형폐지운동협의회'가 10일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2001 사형폐지 아시아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서는 일본의 대표적 사형폐지론자인 야스다 요시히로(安田好弘) 변호사등 아시아 8개국 대표들이 참석, 각국의 사형제도와 운용실태 등을 발표하고 사형제폐지를 위한 운동방향과 연대방안 등을 논의했다. 사형을 선고받고 34년간 복역하다 재심을 통해 무죄 석방된 일본인 멘다 사카에(免田榮)씨도 이날 포럼에 참석, 자신의 사례를 들려 줬다. 한국측에서는 김수환(金壽煥) 추기경과 정대(正大) 조계종 총무원장 등 종교계지도자들이 대표로 참석했다. 포럼에서 축사를 한 김 추기경은 참석에 앞서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을 방문, 여야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사형제 폐지 특별법안'의 원만한 처리 협조를 당부했다. 포럼 발제 등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서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과일본, 중국, 북한 등 86개국. 폐지국은 이보다 많은 109개국이다. 미국은 50개주 가운데 38개주가 사형을 인정하고 있고 연방법에도 사형제가 남아 있다. 지난 6월 오클라호마 연방청사의 테러범인 티모시 맥베이를 독극물 주입방법으로 사형시키기도 했다. 독일과 프랑스 등 75개국은 완전 폐지국이며 브라질 등 14개국은 전범 등 특수범죄에만 사형을 인정하고 있다. 포럼 참석자들은 "세계적으로 지난 19년간 30여개국이 사형을 폐지하는 등 1990년대부터 사형제 폐지 추세가 뚜렷하며 특히 유럽연합(EU)의 경우 사형폐지를 가맹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사형제 폐지는 인권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거스를 수없는 대세임을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