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입시학원들의 가채점 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자기 성적이 어느 수준에 있는지는 대충 가늠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실제 정시모집에서는 전체 성적보다는 언어 수리 등 특정 영역별 점수가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데 유의해야 한다. 일부 영역의 성적만 반영하거나 특정영역 점수에 가중치를 부여 하는 대학이 95개대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수험생들은 '점수대별·영역별 평균'표를 통해 자신이 어느 영역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밖에 각 등급별 교차지원 또는 논술과 면접 반영비율 여부 등도 면밀히 고려해 입시전략을 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언어영역 고득점 유리=총점보다는 영역별 점수가 관건인 대학이 많다. 서울대 고려대 등 48개대는 6개 수능영역 가운데 3∼4개 영역의 총점으로 합격자를 선발한다. 또 연세대 부산대 등 47개대는 영역별 점수에 가중치를 부여한다. 특히 올해는 언어영역이 가장 하락폭이 컸기 때문에 5개 영역별 점수를 변환표준점수로 환산해 사용하는 1백43개 대학에서는 언어를 잘 본 학생이 강점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인문계 학과의 경우는 올해 성적 하락폭이 가장 큰 언어영역 점수가 좋으면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자연계열은 수리 영역 점수가 당락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인문계 중에서 법대 인문대 사범대 농생명과학대는 언어 사회탐구 외국어 제2외국어 성적을 반영한다. 자연계는 모든 모집단위가 수리 과학탐구 외국어만 반영한다. 따라서 서울대는 총점이 낮더라도 해당 모집단위에서 반영하는 영역 점수가 좋으면 그만큼 합격 가능성이 높아진다. 연세대는 수능 성적을 전 영역에서 사용하지만 인문계는 사회탐구에,자연계는 수리와 과학탐구에 50%의 가중치를 둔다. 고려대는 인문계열의 경우 과학탐구를 제외한 4개 영역을,자연계는 사회탐구를 제외한 4개 영역을 반영한다. 또 영역별 가중치도 적용해 인문계는 외국어와 수리영역,자연계는 수리와 과학탐구에 각 50%의 가중치를 부여한다. ◇등급제 및 교차지원=올해 처음 도입된 수능 9등급제는 계열별로 등급이 나눠져 수시 2학기 합격예정자의 최종 합격조건이 되는 것은 물론 정시모집에서는 1단계 지원자격으로 활용된다. 특히 이번 가채점 결과 같은 1등급이라 하더라도 인문계는 1만5천∼1만6천여명인데 반해 자연계는 7천여명으로 추정돼 교차지원을 가정할 경우 자연계 수험생들이 매우 불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등급을 활용한 대학 지원시 인문계 수험생들이 자연계로 대거 교차지원할 것이 예상되며 그 결과 교차지원 대상 대학의 합격선은 크게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또 수시 2학기 모집에서 82개교가 일정 등급을 최저 학력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은 수시 합격자 자격기준으로 대부분 2등급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논술면접 등 기타 전략=논술 및 면접으로도 수능에서 모자라는 점수를 만회할 기회는 있다. 대학과 학과에 따라 논술에서 평균 5점 정도는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 입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02학년도 대입에서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곳은 모두 32개 대학이다. 외국어고 등 특목고생들과 학생부 성적이 좋지 않은 수험생들은 비교내신을 시행하는 대학 혹은 교과성적 산출시 반영하는 과목수가 적고 평어를 사용하는 대학을 선택해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