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9년 교육부장관으로 재직, 2002년도 대학입시제도를 마련한 민주당 이해찬(李海瓚) 의원은 9일 수능 난이도 파문과 관련, "지난해 수능이 너무 쉬워 변별력이 떨어지자 올해 출제위원들이 문제를 지나치게 어렵게 된 것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이해찬 1세대' 논란에 대해 "성적이 떨어져 불안감은 있겠지만 학력수준이 낮아진 것은 아니다"며 "당시 특기중시 교육의 취지는 기본학력을 갖추게 하고 학생 특기와 적성에 맞춰 대학에 보내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고3 수험생들이 낮은 점수를 비관해 공황상태에 빠졌다는데. ▲수능은 상대평가다. 문제가 어려우면 같은 수준의 학생들 성적이 함께 떨어지지 절대적 학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수능이 너무 쉬워 변별력이 떨어지자 올해 출제위원들이 문제를 지나치게 어렵게 낸 것은 잘못됐다. --일선 학교가 입시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중위권 학생들의 볼륨이 커져 학교 선정에 어려운 측면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특기와 적성을 무시하고 성적만 감안해 학생들을 학교에 끼워 맞추는 현 입시지도 방식은 문제가 있다. --'이해찬 1세대'로 불리는 고3 학생들이 단군 이래 최저학력이라는 비난도 있는데. ▲지난해와 똑같은 교과서를 갖고 같은 교사로부터 배웠다. 성적이 떨어져 불안감은 있겠지만 학력수준이 낮아진 것은 아니다. 내가 고3때 서울대 합격선은 100점만점에 60점대였는데 당시 서울대 학생의 학력이 나쁘다는 말이냐. 지금 너무 피상적인 면만 부각돼 학생과 학부형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특기가 있으면 공부를 못해도 대학갈 수 있다는 정책을 펴 학생들에게 공부를 소홀히하게 한 측면은 없나. ▲어떻게 공부하지 않고 대학에 갈 수 있나. 당시 취지는 기본학력을 갖추게 하고 학생 특기와 적성에 맞춰 대학에 보내자는 것이었다. 모든 학생에게 모든 것을 암기하게 하는 것이 좋은 교육인가. --대학별로 전형이 너무 달라 혼란스럽다는데. ▲그럼 모든 대학이 똑같은 양식으로 학생을 선발해야 하느냐. 수능으로 상대평가하고, 실기와 면접으로 절대평가해 학교에 맞는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기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