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은행일을 하면서 쌓은 경험을 학문적으로 정리해 보고 싶었습니다" 주택은행에서 31년간 근무하다 부행장으로 지난 3월 물러난 김승동씨(57)가 지난 10월26일 일본대에서 부동산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논문제목은 '한국의 주택공급에 있어서 주택금융기관의 변혁에 관한 연구'. 김 박사는 이 논문에서 주택금융시장 개방이나 주택공급 과잉상황에서 주택금융이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지를 제시하고 있다. 그는 "국민들이 안정된 주거공간을 확보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주택공급정책이나 주택금융정책만으론 부족하다"며 "주택자금이 원활하게 공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민간주택 금융활성화를 위해 △민간주택 금융시장의 성장기반 구축 △국민주택기금의 공공주택 금융기능 강화 △주택저당채권 유동화제도의 활성화 △주택금융기관 혁신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지난 3월 물러나자마자 일본대 박사논문 준비에 몰두했다. 그는 1992년 일본대 대학원 경제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었다. 교수들의 지도를 받기 위해 20여차례 일본을 다녀온 끝에 마침내 학위를 따는데 성공했다. "논문에 몰두하다 보니 (주택은행과 국민은행간 합병으로 인한) 퇴직후유증을 느낄 겨를도 없었습니다" 그는 "퇴직은 인생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김 박사는 지난 71년 성균관대 상학과를 졸업하고 주택은행 공채 1기로 입사한 이래 고객개발·종합기획부장,상무이사 등을 거치며 동남은행 합병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일본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강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전경련 국제경영원 e비즈 최고경영자과정 등을 수료했다. 그는 새로 출범한 국민은행의 경영자문을 맡고 있다. 일본 부동산학회의 회원이기도 하다. 김 박사는 "앞으로 주택문제가 '양'에서 '질'로 바뀔 것"이라며 "주택의 품질이나 환경개선을 위한 주택금융을 계속 연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규술 기자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