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수능에서 점수 하락폭이 극심해지면서 지난 2학기 수시모집에서 수능에서 일정 성적 이상을 받아야 최종합격할 수 있는 '예비합격자'들의 불안감도 극대화되고 있다. 당초 지난해를 약간 웃도는 난이도를 예상하고 합격은 '당연지사'로 생각했지만,수능준비가 상대적으로 소홀한데다 난이도까지 급격히 높아져 자칫 수능 등급 자격기준을 채우지 못해 탈락위험성이 커졌기때문이다. 예비합격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수능 2등급(전체 11%이내) 이상을 자격기준으로 하는 서울대를 비롯, 대부분 대학이 2학기 수시에서 일정한 수능자격등급 기준만족을 합격조건으로 정해놓고 있어 '수능'이라는 최종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 물론 이번 수능의 경우 전체 수험생들의 동반하락 양상을 보이고 있어 상대평가개념인 수능 등급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지만, 현재로서 계열별 석차를 전혀 종잡을 수 없는 수험생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태다. 이러한 불안감은 특목고생이나 재수생에 비해 점수 하락폭이 더 큰 일반고 '예비합격생'들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어 일부 학생들은 `지금부터라도 정시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실제로 다단계 전형을 통해 1천156명의 2학기 수시모집 예비합격자를 선발한 서울대의 경우 심층면접 등을 통한 변별력 강화로 수능 등급 자격미달에 따른 중도탈락자수가 13.9%(936명 중 130명)를 기록했던 지난해 고교장 추천때보다 훨씬 적을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로서는 이러한 예상 역시 불투명한 실정이다. 8명의 서울대 수시모집 예비합격자를 배출한 서울시내 K고교의 경우 370점대를 기록한 최고득점자 1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350점대였고, S고는 평소 380∼390점대를 맞던 연.고대 복수합격생 1명이 이번 수능에서 320점대로 점수가 급락했다. J고는 수시모집에 조건부로 합격했던 학생들 중 상당수가 불안감으로 인해 예상점수 자체를 제출하지 않고 있어 진학담당 교사들도 난감해하고 있다. 한양대 수시모집에 합격한 서울 D고 김모군은 가채점 결과 평소 모의고사보다 45점이나 하락할 것으로 나타나자 "열심히 수능준비만 한 친구들보다 점수하락폭이 더 클 것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전체적으로 점수대가 다 하향조정됐기 때문에 큰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점수하락폭이 유난히 큰 수험생들은 정시모집준비 등 대비를 해두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여운창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