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실시된 200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보다 상당히 어렵게 출제돼 평균점수가 30점 이상 하락할 전망이다. 특히 1교시 언어는 가장 까다롭게 출제됐고, 수리, 제2외국어 영역도 어려웠으며 전 영역에서 상위 30% 정도의 수험생만 풀 수 있는 고차원적인 문제가 1∼2개씩 포함돼 지난해 66명이나 나왔던 만점자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상위권 학생들내에서도 변별력이 갖춰질 수 있도록 실제생활을 적용하고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고 `역배점'도 없어져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지난해는 물론 재작년보다 더 높았다. 입시 전문기관들은 언어에서 18점 내외, 수리에서 12∼15점 내외 낮아지고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외국어 영역등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떨어져 5개 영역을 종합해 30점 이상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재작년(상위 50% 평균 100점 만점 기준 77.5점)과 비슷하거나 다소 더 어려운 수준으로 출제당국이 고수하고 있는 지난해 대비 400점 만점 기준 '16∼37점하락(77.5±2.5점)'의 범위에는 들어가는 수준이다. 수능이 어렵고 변별력이 생김에 따라 다음달 10∼13일까지 실시되는 정시모집원서접수를 앞두고 상위권 수험생에 대해서는 비교적 진학지도가 쉬운 반면 중.하위권에서는 오히려 대혼전이 예상된다. 안희수(安希洙) 수능시험 출제위원장(60.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고차원적 사고를 요하는 적절한 난이도의 참신한 문항을 예년보다 다수 출제, 상위 50% 평균성적이 84.2점까지 치솟았던 지난해의 난이도 실패가되풀이 되지 않도록 애썼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특히 올해 고3 수험생들의 학력저하와 재수생 감소에 대해서도 "매학년도에 수험생들의 능력수준에 맞춰 문제를 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돼 그다지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역별 난이도와 관련, 그는 "지난해 너무 쉬웠던 언어와 제2외국어 영역의 난이도 조절에 가장 많이 신경을 썼고 전 영역에 상위 30% 정도 학생만 풀 수 있는 어려운 문제를 1∼2문항씩 반드시 포함시켰으므로 만점자도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리영역은 지난해 수준으로 출제하려 했으나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고 실제 수험생들도 상당히 고전했던 것으로 나타나 결국 올해 수능 승패는 언어와 수리영역의 점수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3교시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어렵게 출제됐으며 4교시 외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준으로 출제됐다. 한편 올 수능은 전체 73만9천129명이 지원한 가운데 2만667명이 결시, 지난해(2.52%)보다 높은 2.80%의 결시율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chaeh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