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느 나라를 돌아다녀 봐도 '성공'에 대한 의지가 한국처럼 강한 곳은 없다. 30년 전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한국경제의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밝다" 지난 6일 세계경제연구원과 한국무역협회 주최로 서울 호텔롯데에서 열린 조찬강연회에 참석한 마틴 울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부편집인 겸 수석경제평론가(55)는 이같이 밝혔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개혁성과에 대해 "5년 전에 비해 정부의 정책방향이나 기본 인식은 엄청나게 개선됐다"며 "그러나 역동적인 시장 지향적 경제체제로 전환하는 작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채비율 2백% 제한,출자총액제한제도 등 각종 기업규제와 관련,"채권단이나 주주 등 시장에 의한 기업감시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궁극적으로 없어져야 할 제도"라며 "경쟁 제한적 규제 철폐와 함께 소액주주 보호장치를 마련하고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프 부편집인은 월드뱅크(WB) 경제조사역,영국 런던 소재 국제무역정책센터(TPRC) 연구부장 등을 역임했다. 1987년 FT에 합류한 그는 현재 영국 노팅엄대 특별교수와 왕립경제사회위원회 위원도 겸하고 있는 저명한 언론인이다. FT에 세계경제와 영국경제에 대해 고정칼럼을 쓰는 그는 "매주 칼럼 토픽을 잡는 게 무엇보다 힘든 일"이라며 "시의적절하고 정치적 함의가 담겨있는 주제를 선정해 균형감있는 시각을 갖춘 글을 쓰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이날 조찬강연회에서 '세계경제의 기회와 위험'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중국이 지금과 같은 성장을 지속한다면 19세기 후반 미국이 그랬던 것처럼 중국이 전세계의 판도를 바꿔놓을 것"이라며 "동아시아 국가들은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 중국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중국과 경쟁하려 하기보다 서로 보완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신경제 글로벌화 등에 따라 전세계의 장기적 경제전망은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중·단기적으로는 매우 심각한 재조정 국면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