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비무장지대(DMZ)는 한반도의 많은 새들에 훌륭한 서식지가 되고 있으며 남북 통일이 된 후 이를 보호하는 것은 매우 훌륭한 목표가 될 것이라고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이 최근 보고서에서 밝혔다. WWF는 생물학저널 '바이오사이언스' 11월호에 발표한 '세계 육상 생태지역 : 새지구 생물 지도' 보고서에서 한반도에는 한때 다양한 포유류와 조류가 살았지만 지금은 서식지가 매우 줄어들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지도는 세계를 8개 생물지리학적 권역으로 나누고 이를 열대 망그로브수림과 온대 침염수림 등 14개 생물군계로 분류한 뒤 다시 867개 생태지역으로 세분해 기후와 동.식물 등 생태계 현황을 기술한 종합적인 생태계 통계지도다. 한국은 이 지도에서 8개 생물지리학적 권역 중 북유럽과 지중해, 시베리아, 만주 등과 같은 구북구(舊北區.Palaearctic)로 분류됐으며 생물군계로는 온대 활엽수 및 혼합 수림에 포함됐다. WWF는 한반도에 대해 생태지역상 남부 해안과 북부 산악 지대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이 한반도 중부 낙엽수림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산악지대는 대부분 높이가 1천200m 이하이고 연간 강수량은 1천㎜가 넘지만 3분의2가 6-9월에 집중되는 동아시아몬순에 속한다고 밝혔다. WWF는 한반도 생물다양성에 대해 동물은 만주 남부와 중국 중부, 일본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멸종 위기종인 원앙사촌이 한때 해안에 서식했었다고 소개했다. WWF는 또 멸종 위기종인 두루미와 재두루미가 각각 600여 마리 씩 휴전선 비무장지대에 서식하고 있다며 DMZ는 중국 북동부에서 러시아 남동부로 이동하는 철새들의 중요한 중간기착지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WWF는 이어 한국 고유종인 크낙새는 현재 천연기념물 197호로 지정돼 있다고 소개하고 크낙새와 팔색조 등은 깊은 숲에 살기 때문에 최근에는 서식지가 줄어들면서수가 많이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한반도의 생태계 현황은 다른 동아시아 지역과 마찬가지로 낮은 평지는 대부분 농경지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한반도 중부 낙엽수림은 한반도 전역에 걸쳐 있는 산과 언덕 등으로 줄어든 것으로 평가됐다. WWF는 또 단일재배 농법과 잦은 산불, 해충, 대기오염 증가, 산림 파괴 등을 생태계의 생산성과 건전성을 해치는 생태계 위협요인으로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