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보다 매우 어렵게 출제돼 평균점수가 큰 폭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특히 언어영역과 제2외국어가 까다롭게 출제되고 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도 변별력을 찾을 수 있도록 실제생활을 적용하고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가 교과서 안팎에서 많이 출제돼 수험생의 체감 난이도는 지난해보다 훨씬 어려울 전망이다. 또 모든 영역에서 상위 30% 정도의 수험생만 간신히 풀 수 있는 고차원적인 문제가 1∼2문항씩 포함돼 지난해 66명이나 나왔던 만점자도 올해는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안희수(安希洙) 수능시험 출제위원장(60.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은 7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고차원적 사고를 요하는 적절한 난이도의 참신한 문항을예년보다 다수 출제, 상위 50% 평균성적이 84.2점에 달했던 지난해의 난이도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애썼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특히 올해 고3 수험생들의 학력저하와 재수생 감소에 대해서도 "매학년도에 수험생들의 능력수준에 맞춰 문제를 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돼 그다지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혀 올 수험생들이 느끼는 체감난이도는 훨씬 더 높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안 위원장은 영역별 난이도와 관련, "지난해 너무 쉬웠던 언어와 제2외국어 영역의 난이도 조절에 가장 많이 신경을 썼다"면서 "모든 영역별로 상위 30% 학생들이풀 수 있는 고차원적인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를 1∼2문항씩 반드시 포함시켰으므로66명이나 나왔던 만점자도 올해는 대폭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수리영역은 "지난해 수준으로 출제했다"고 밝혀 결국 올해 수능은 인문계열은 언어영역에서, 자연계열은 언어와 수리영역의 점수에 따라 승패가 좌우될 것으로 점쳐진다. 안 위원장은 쉬운 문제에 오히려 높은 배점을 주고 어려운 문제에 낮은 배점을 준 이른바 `역배점'도 올해는 없애고, 실제 상황을 중심으로 한 통합교과적 문제도 많이 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수능시험을 주관하는 김성동(金成東)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하 평가원)은 "여러 차례 밝힌 난이도 원칙(평균 77.5±2.5점)에 맞춰 출제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나 올해는 예상 점수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다만 지난해보다는 어렵고 재작년보다는 다소 쉽게 출제하려 애썼다"고 말했다. 이를 4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산술적으로 지난해보다 수험생 평균이 16∼37점 떨어질 수 있는 것으로, 실제 성적 하락폭이 주목된다. 또 "올해부터 수능 9등급제가 도입돼 상위 급간에 동점자가 많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 난이도와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주력했다"고 말했다. 한편 평가원은 지난해의 난이도 조절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제2외국어 6개 영역별로 6명,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에 각 2명씩 등 모두 10명의 고교교사(지난해8명)를 출제위원단에 참여시켰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chaeh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