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떠난 일본인 교수의 유족들이 고인의 희귀 도서들을 한국의 대학에 기증키로 해 화제다. 지난 1994년 타계한 요시다 마사하키 전 일본 주오대 교수의 부인 요시다 에이코 여사는 3일 한밭대에 남편의 유품인 인간공학 및 실험심리학 관련 도서 6천여권을 기증한다. 이번에 기증되는 도서는 구입 원가만 2억원이 넘는 것으로 시가가 1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욱이 이들 도서 중에는 1800년대 발행된 세계적 희귀 도서들도 다수 포함돼 있어 학술적 가치도 매우 크다는 게 한밭대측의 설명이다. 이번 기증은 1928년 서울에서 태어나 옛 경성중을 졸업하고 경성제국대(현 서울대) 재학 중 2차대전 종전과 함께 일본으로 돌아갔던 요시다 교수의 유지에 따른 것이다. 요시다 교수는 세상을 떠나면서 "신세만 지고 은혜를 갚을 수 없었던 한국에 장서를 기증하고 싶다"는 뜻을 남겼었다. 한밭대 염홍철 총장도 요시다 교수의 유지 실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염 총장은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고인의 제자들로부터 "유족들이 고인의 희귀 장서들을 한국에 기증하려 한다"는 말을 전해 듣고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요시다 여사를 설득, 장서를 기증받는데 성공했다. 한밭대는 중앙도서관에 '요시다 기념문고'를 설치,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에이코 여사에게는 한밭대 대학장(大學章)을 수여할 방침이다. 한편 요시다 교수는 25년간 주오대에서 인간공학 및 실험심리학을 연구했으며 일본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기도 했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