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심야전기 사용가구의 전력 공급시간을 일방적으로 조정하면서 불량 조정기를 설치해 말썽이 일고 있다. 2일 한전 나주지점과 주민들에 따르면 한전은 심야전기 사용가구가 늘어나면서 심야시간대 전력사용량이 급증하자 이를 분산하기 위해 최근 당초 공급시간(저녁 10시-익일 8시)을 1-2시간 앞당기거나 늦추는 조정작업을 실시했다. 한전은 이를 위해 ㈜Y전기에서 생산한 전자식 자동조정기를 납품받아 설치했으나 불량품이 많아 전력공급이 갑자기 중단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해 수용가의 불만을사고 있다. 200가구에 자동 조정기가 설치된 나주지역의 경우 '느닷없이 전기가 끊겨 추위에 떨었다'며 항의하는 가구가 20여곳을 넘고 있다. 이같은 불만사례는 자동조정기가 설치된 광주.전남지역 4천500여가구 가운데 수백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모(38.나주시 성북동)씨는 "전자식 자동조정기를 달았다가 고장이 나 기존 기계식 조정기를 다시 달았다"며 "임의대로 전력공급 시간을 조정한 것도 서운한데 엉터리 제품을 공급해 주민에게 불편을 끼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전 나주지점 관계자는 "납품받은 제품의 일부 하자로 전기공급이 중단돼 민원을 제기한 수용가에는 곧 바로 교체와 수리를 해주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전은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싼 심야전기 이용가구가 급증하면서 오히려 밤 12시를 전후한 심야시간대 전력사용량이 급증하자 사용량이 많은 수용가를 골라 자동조정기를 설치했었다. (나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nice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