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머신업계 대부'로 알려진 정덕진씨가 이달중순께 한국 생활을 청산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이민을 떠날 예정인 것으로 1일 알려졌다. 정씨는 "해방후 최대의 물의를 일으켜 어딜 다녀도 떳떳하지 못하다"며 "누구를 미워하고 원망할 것도 없이 모든 일이 나의 사업관리 능력, 처신부족 등에서 빚어졌다고 생각하고 새로운 생활환경을 찾아 미련없이 떠나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에는 89년 이민을 간 처와 4명의 딸, 사위 등이 살고 있고, 그동안 이민신청을 계속 했으나 슬롯머신 사건의 여파로 이민이 좌절되다 지난6월12일 미 이민국으로부터 정식 영주권을 발급받았다"고 말했다. 정씨는 "평생 사업을 하면서 정치인 등 실세들에게 줄을 대거나 정경유착을 한 사실은 없으며, 사업을 지키려 조직폭력배에 대항한 적은 있지만 조폭을 이용하거나 편승, 선동한 적도 없다"며 "많이 배우지 못해 처음부터 유흥업에 손을 댄 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이고, 제조업을 했다면 이런 결말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슬롯머신 사건 당시 5개 호텔과 9곳에서 슬롯머신을 운영했던 정씨는 서울 평창동 K관광호텔 등 3개 호텔과 한남동 자택을 제외한 대부분의 재산을 처분한 것으로알려졌다. 정씨는 93년5월 조세포탈등의 혐의로 구속됐다가 94년 9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3년, 벌금 40억원을 받고 석방된데 이어 98년 9월에 상습도박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 등 혐의로 구속돼 수감생활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