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을 도선사로 일해온 70대 노인이 평생토록 모은 재산을 모교에 흔쾌히 기탁,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해양대는 오는 5일 후진 양성을 위해 10억원을 모교의 장학사업자금으로 기탁한 공로를 기려 정희정옹(76·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게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를 수여한다고 31일 밝혔다. 1948년 해양대 항해학과를 제1기로 졸업한 정옹은 통영수산중학교 교사를 거쳐 54년까지 해양대 조교수로 재직했다. 이후 상선근무를 거친 정옹은 64년부터 인천항 도선사로 30여년간 근무하다 지난 93년 정년 퇴직했다. 정옹은 모교인 해양대와의 끈끈한 인연을 평생토록 잊지 못해 학교를 위해 뜻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최근 현금 10억원을 모교 후배들에게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해양대측은 "정옹은 기탁사실을 알리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했으나 후배들을 위해 애지중지 모은 재산을 사심없이 쾌척할 수 있는 아름다운 정신을 학생들이 본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를 끈질기게 설득,명예 박사학위를 수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