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5대강 하구가 환경호르몬에 의해 심각하게 오염돼 있으며 바닷물 등에서는 병원성 장내세균까지 검출됐다. 또 강 하류 갯벌의 중금속오염도는 지난 82년에 비해 항목에 따라 최대 25배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30일 (사)바다가꾸기실천운동시민연합(상임의장 최진호 부경대 교수)에 따르면지난 6개월동안 부경대와 목포대 등 5개대학 연구팀이 공동으로 5대강하구의 환경호르몬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5대강 모두 환경호르몬에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방오페인트에 첨가돼 바다생물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유기주석화합물의 경우영산강하구의 저질에서 72.06ng/g-dry wt가 검출됐고 낙동강하구에서도 22.56ng/g이 검출됐다. 또 내분비계를 교란해 생식기능을 저해할 우려가 높은 노닐페놀도 낙동강과 영산강, 한강 등의 순으로 농도가 높았으며 금강과 섬진강에서 검출한계이하로 나타났다. 잘 알려진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의 경우는 낙동강하구에서 60ng/g이 검출됐다. 연구팀이 5대강하구에서 대수리를 채취해 수컷의 암컷화 현상인 임포섹스현상을조사한 결과 서천(마량포구)에서 76.92%로 가장 낮게 나타났으나 다른 조사지점에서는 모두 100%로 나타나 환경호르몬이 광범위하게 오염됐음을 반증했다. 또 이같은 임포섹스현상의 심화로 나타나는 산란불능 개체의 출현빈도는 영산강과 낙동강하구 뿐만아니라 비교적 깨끗한 것으로 알려졌던 섬진강하구에서까지 80%이상의 높은 출현율을 보여 연구팀을 놀라게 했다. 특히 5대강 하류에서 바닷물과 갯벌, 바지락을 채취해 병원성 장내세균인 살모넬라속으로 의심되는 균주 50주를 검사한 결과 18균주가 양성반응을 보였으며 이중시겔라속으로 의심되는 39균주중에서도 15균주가 양성으로 밝혀졌다. 영산강이 이같은 장내세균으로부터 가장 심하게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5대강 모두 안심할 수준은 아니라고 조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5대강 하류 갯벌의 중금속농도를 조사한 결과 지난 82년에 비해 낙동강에서 카드뮴(Cd)은 2배, 영산강에서 납(Pb)과 아연(Zn)이 3-4배, 섬진강에서 구리(Cu)와 납이 2-4배, 아연은 4-25배나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대강 하류 갯벌에서 크롬(Cr)이 30-70ppm, 카드뮴이 3-7ppm, 납이 118-388ppm이 각각 검출돼 당국이 중점 관리해야할 중금속으로 지정해야한 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최 교수는 "환경호르몬에 의한 강하구의 오염은 낙동강이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영산강과 한강 순으로 나타났다"면서 "조사결과 깨끗할 것으로알려진 섬진강하구마저 심하게 오염된 것으로 밝혀지는 등 5대강에 의한 바닷물의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바다가꾸기실천시민운동연합은 31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이 같은 조사결과를 발표한 뒤 당국에 대책마련을 촉구하기로 했다. (부산=연합뉴스)박창수기자 swi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