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국제정책대학원(www.kdischool.ac.kr)은 서울시내 외곽(홍릉) 깊숙히 자리잡고 있는 것 만큼이나 일반인들에게는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 학교는 해외,특히 아시아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지난 99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로부터 아시아 지역 인적자원 개발 중심축인 "교육 핵심센터(Education Hub)"로 선정된 게 단적인 예다. 지난 1월에는 세계은행(IBRD)에서 추진하는 세계개발교육네트워크(GDLN)사업의 "아시아 지역 핵심센터(Asian Hub)"로 뽑히기도 했다. 개교한 지 만 3년 7개월밖에 되지않은 학교가 이렇게 조명을 받는 이유는 뭘까. 우선 전세계에서 발행되는 3백여종의 경제.경영.정치 관련 학술지와 3만여권의 저서가 비치돼 있는 도서관 시설을 들 수 있다. 첨단 강의실과 영상정보실,미국 하버드대나 프린스턴대에 버금가는 교수.학생비율(1대8) 등 국제적 수준의 교육 환경도 장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한국의 경제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제공되는 현실감 넘치는 강의와 다양한 국적.경험을 가진 학생 구성이다. 이 대학원에서 제공하는 커리큘럼은 크게 경제정책,국제경영,국제정치경제,개발경제로 나뉜다. 특히 개발경제와 경제정책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 국제정치경제 석사과정을 밟고있는 티무진(31.몽고 외교통상부 공무원)은 "한국의 발전 경험,특히 경제정책 분야에서 많은 교훈과 시사점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 사례를 배우기 위해 한국에 온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필리핀 터키 등 13개 개도국.체제전환국 정부의 국.과장급 경제관료 20명을 대상으로 한 국제워크숍도 KDI국제정책대학원에서 주도했다. 학생 구성도 다양하다. 일반 대학 졸업생은 물론이고 국내외 정부부처의 중견 공무원,시민단체(NGO) 종사자,금융회사.기업체 중견 간부,언론인 등 소위 "오피니언 리더"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연령층도 2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까지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아프리카 유럽 등 전세계 17개국에서 온 외국 유학생들이 전체 학생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경제정책 석사논문을 준비중인 이반 프랭크 올리아(29.필리핀 외교부 공무원)는 "각계 각층의 다양한 연령과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어우려져 생활하면서 서로의 문화 종교 정치적 배경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고.물론 강의는 1백% 영어로 진행된다. 학교 안내책자,교지 등도 모두 영문으로 발간,완벽한 영어문화권을 갖춰놓고 있다. 석.박사 과정 외에 대학원에서 1년간 정보기술.정책관련 전공분야 교육을 받고 나머지 1년은 대학원과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해외 대학이나 국제기구,외국 정부 등에서 교육.연수를 받을 수 있는 GMP과정도 인기다. 내년부터는 야간 영어 MBA 과정도 개설할 예정이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