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인근 국가운전면허시험장 주변에서 면허시험을 보려는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불법운전교습자들의 사기행각이 버젓이 활개를치고 있다. 29일 서울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김모(26.여)씨는 후배와 함께 이달중으로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최근 경찰서 옆 강남면허시험장에 들러 학과 필기시험 원서를 접수하고 나오다 30대 초반의 김모라는 남자를 만나 개인 운전교습 제의를 받았다. 이 남자는 "학원에서 기능과 도로주행 시험교습을 받으면 70만원 이상의 돈이드는데다 시간도 한달 이상 걸린다"며 "50만원만 받고 일주일안에 운전을 가르쳐 줄수 있다"고 유혹하면서 학원 운전 강사라는 직함이 찍힌 명함을 건넸다. 피해자 김씨 등은 이어 "기능과 도로주행 비용은 먼저 내야 차량준비를 할 수있고, 시험전 3∼4일간 운전연습으로 합격이 가능하다"는 남자의 말만 듣고 결국 50만원씩 모두 100만원을 그에게 지불했다. 김씨는 남자로부터 시험전 받을 운전교습일을 정한뒤 나중에 다시 연락하기로하고 헤어졌다. 그러나 기능시험일이 다가와도 연락이 없는 것을 의심한 김씨는 남자의 휴대폰번호로 통화를 시도했지만 불통이었고, 명함에 적힌 학원에서도 "그만둔지 오래됐다"고 답변, 뒤늦게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속앓이만 하던 김씨는 함께 사기당한 후배가 며칠뒤 같은 시험장 장소에서 그사기범이 활개를 치는 것을 보았다는 얘기를 듣고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더이상 없길 바라면서 강남서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공식적인 민원을 제기했다. 운전면허시험장을 방문한 한 수험생(25)은 "명함을 들고 다니며 개인 운전교습을 받으라고 접근하는 사람을 한 두번 본 적있다"며 "시간과 돈을 아낄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불법인데다 교습받다 어떤 피해를 입을 지 몰라 피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볼때 김씨와 같은 피해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점조직으로 움직이는 불법 개인운전교습 실태는 경찰 등 관련 기관에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남면허시험장의 한 관계자는 "불법 개인운전교습이 아직도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수험생은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고, 불법강사는 짧은 시간에 쉽게 돈을 벌수 있는 서로의 목적이 맞으면서 이같은 행태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관계자도 "불법 개인운전교습을 적발해도, 강사와 수험생이 서로 짜고 아는사람이라는 한마디에 불법을 증명하기 어려운 만큼 단속도 쉽지 않다"며 "도로교통법에 정한 규정대로 학원이나 시험장에서 정식교습을 받으려는 수험생들의 양식이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