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시대 주거지와 토성 등의 유구가 전남 보성군 조성면 조성리 월평마을에서 발굴됐다. 순천대학교 박물관(관장 류연석)은 23일 오후 현장에서 토성 발굴 설명회를 갖고 "이 마을 232번지 일대 구릉에서 마한시대(BC 3세기)의 주거지 31기와 주거지 관련 구상유구(溝狀遺構), 패총(貝塚), 환호(環濠)와 점토대토기 등 다양하고 많은 양의 유물이 발굴, 출토됐다"고 밝혔다. 특히 호남지방에서 최초로 발굴된 환호는 석성(石城)이나 토성이 출현하기 이전의 원시적 방어시설로 초기 정치체제의 출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돼관련 주거지와 분묘, 생산시설 등이 추가로 조사되면 마한시대 이 지역의 역사적 성격에 대한 입체적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물관측에 따르면 이번 발굴조사는 구릉의 북쪽 경사면인 '가'지구와 구릉 상부 평탄지 '나' '다'지구, 동쪽 경사면 '라'지구 등 4구역으로 나눠 실시됐다. '가'지구의 경사면은 4단의 계단식 경작지로 추정됐으며 '나' `다' 지구 남쪽가장자리에서는 폭이 상부 90㎝,하부 최대 240㎝, 깊이 25㎝의 구상유구와 경질무문토기, 회청색 연질타날문토기,적갈색 타날문토기, 정란형 토기, 고배편 등이 출토됐다. '라'지구 계단 경사부분 바로 아래서 발견된 구상유구는 입지와 유구의 형태로보아 방어 시설물인 환호로 추정되고 있다. 책임조사원 최인선교수(순천대 사학과)는 "이번 조사는 조성리 유적의 성격을파악해 보려는 예비적 조사였다"며 "앞으로 전면조사가 실시되면 아주 다양한 유적들이 발굴될 것으로 보여 유적의 정비.복원 작업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성= 연합뉴스) 정정선 기자 jung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