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개편연구위원회가 22일 개최한「대학수학능력시험 2005학년도 개편시안」공청회의 토론자로 참석한 교수와 교사, 학부모 등 각계 인사들은 위원회가 제시한 5개 수능제도 변경안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이들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의 개편 방향에 대해선 저마다 의견을 달리했지만 대체로 변경안 중 현 체제의 기본틀을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한 제1안 `현 대학수학능력시험 보완안'에 대해 무게를 두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서울대 유영제 입학관리본부장은 "대학은 우수하고 잠재력이 있는 신입생을 선발해야하지만 일선 고교의 점수부풀리기 등으로 수험생들의 내신평가가 부정확하고 쉬운 수능으로 수험생들의 학력수준 평가가 어렵다"고 전재한 뒤 "수험생들간 학력수준의 차이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수능Ⅱ를 도입해야한다"며 현 제도의 근본적인 개편을 주장했다. 유 본부장은 또 "수능Ⅱ가 도입돼 각 대학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선별할 수 있는기준이 마련된다면 대학 주최의 경시대회 난립과 본고사에 대한 요구, 고교등급화논란 등 여러 문제점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수능Ⅱ 도입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높였다. 이에 대해 연세대 민경찬 교무처장은 "2005학년도 수능개편안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대입제도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여러가지특별전형과 논술, 심층면접 등 올해 처음으로 시작된 2002학년도 대입제도가 정착되기도 전에 수능Ⅱ를 도입한다는 것은 과거 학력고사 체제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민 처장은 "수험생의 학력수준 평가를 원하는 대학은 수능에만 의존하기보다는학생부와 논술, 심층면접, 자기소개서 등 다양한 자료를 종합적으로 활용해 해결해야할 것"이라며 "입시의 문제점들은 어떤 제도에서도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만큼 현재 시행하고 있는 제도를 한단계씩 개선,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대학교 김석우 교수와 광주교대 박남기 교수도 "가능하면 수능 체제를 크게바꾸지 않아야 한다"며 위원회가 제시한 5개 변경안중 `현 대학수학능력시험 보완안'을 지지했다. 고교 교사와 학부모들도 2002학년도 대입제도의 기본틀을 그대로 유지하는 보완안에 높은 점수를 줬다. 청주고의 임근수 교사는 "교육정책이 너무 자주 바뀌고 있어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교육붕괴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교육정책의 연속성 문제와 급격한 변화로 일게될 입시현장의 혼란을 고려해보면 현제도를 보완하는데 무게를 둔 제1안이 가장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서초강남교육시민모임의 김명신씨도 "미국식 학업적성검사와 기초학력검사를 도입하자는 제5안은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인 점을 고려해볼때 수험생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1안이 가장 무난하다"고 말했다. 한편 동구여상 조 웅 교장은 이어 열린 실업계 수능신설방안에 대한 토론에서 "일반 학업능력시험인 수능Ⅰ은 일반계와 실업계 구분없이 동일하게 응시하도록 하되,교과목선택 시험인 수능Ⅱ를 도입하고 시험과목에 실업관련 과목을 신설해야한다"고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